Home » CT,만나다

[CT Outerview] 엔씨소프트 김지인차장

April.2010 2 Comments

이번 호 CT OUT터뷰에서는 김지인 엔씨소프트 차장 (전략마케팅실 신사업기획팀)을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나, 최근 게임 업계에서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소셜게임’이란 주제로 그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김지인 엔씨소프트 차장

MMORPG의 프런티어로 유명한 엔씨소프트가 지난 해 말 ‘무림제국’이라는 웹게임을 런칭 했는데요. ‘중국산’이라는 게 참 이색적입니다. ‘무림제국’은 어떤 게임이며, 중국에서 개발된 게임을 특별히 한국에 퍼블리싱 하겠다고 마음먹은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또 앞으로 엔씨소프트는 어떠한 형태의 웹게임 출시를 계획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무림제국이라는 웹게임을 가지고 오게 된 계기를 설명 드리기에 앞서, 엔씨소프트라는 회사가 시장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사전 조사에 대한 이야기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2008년 11월에 아이온을 성공적으로 런칭한 이후 2009년에 접어들어 많은 고민에 빠진 게 사실입니다. 엔씨소프트라는 회사가 MMORPG 장르에서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하지만, 과연 그 외의 장르는 어떠한가에 대한 진단을 내리게 된 것이었죠.

4~5년 전부터 캐주얼게임이라는 장르에도 많은 투자를 감행하기도 했지만 사실 플레이엔씨의 유저 풀(Pool)이라는 한계 때문에 고전을 해왔던 게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러브비트 같은 댄스배틀게임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말이죠. 이렇듯 엔씨소프트에서는,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해왔고, 그 결과 2009년 초부터 MMORPG게임유저와 소위 ‘궁합이 잘 맞는’ 게임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일단 ‘부가적’이라는 관점에서 자사는 웹게임이라는 장르에 도전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만 당시 웹게임이라는 장르가 국내 개발사들에게는 많이 생소한 장르였습니다. 생소하다기보다 관심 밖의 장르였다고 할까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글로벌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브로드밴드의 한계 때문에 웹게임 장르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던 중국과 독일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입니다.

사실 한국 웹게임 유저들은 중국산 게임보다 부족전쟁이나 이카리암류의 독일산 게임을 좀 더 많이 하고 있었지만, 독일 웹게임 개발사들은 사업적인 이해관계가 국내와 매우 달라 계약의 성사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유럽지역의 많은 웹게임들을 한국에 적극적으로 가지고 오고 싶어도 사실 현실적으로 힘든 면이 더 강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런 이유로 아쉽게도 유럽 산 웹게임을 뒤로 한 채, 부분유료화의 구조를 아주 잘 적용시킨 중국산 웹게임으로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국산 웹게임 시장을 바라보니 2009년 초만 하더라도 이미 웹게임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된 상태여서, “과연 어떤 웹게임이 정말 좋은 웹게임인가?” 에 대한 고민에 고민을 거듭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중국산 웹게임을 바라보는 가이드라인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100여개의 중국산 웹게임 회사들을 직접 만나보고, 또 직접 플레이 해보면서 선택해 들고 온 웹게임이니 만큼, 일단 자체검증으로 결정된 웹게임이라는 데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무림제국이라는 웹게임보다 더 잘 만들어진 웹게임도 많았지만 PLC(Product Life Cycle)나 기타 개발적인 이슈를 고려한 선택에서 제외되기도 했습니다. 요즘 한국시장에서 많은 업체들이 웹게임을 서비스 하려다 보니, 당시 저희가 고려했던, 물망에 올랐던 웹게임들이 하나 둘씩 한국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엔씨소프트는 웹게임 서비스를 하겠다고 결정을 한 순간부터 단기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마일스톤을 잡아나가고 있었습니다. 인터넷 인구가 많아지고 신흥시장에 브로드밴드가 깔리면 결국 찾게 되는 게 컨텐츠 파워인데, 신흥국가들에서는 기기나 망의 한계성으로 인해 고용량의 클라이언트게임이 잘 나갈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래서 ‘Easy to access’, ‘Easy to play’를 내세울 수 있는 웹게임에 대한 전략이 최우선이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웹게임의 속성을 내부적으로 먼저 파악하기 위해 중국산 외산 웹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자사의 IP를 바탕으로 한 웹게임을 전세계에 퍼블리싱 하는 전략을 꿈꾸며 하나씩 실현을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에 나와있는 1세대 웹게임과는 다른, 2세대 웹게임에 대한 고객 니즈(needs)가 분명히 생길 것이라 믿고 그에 따른 준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웹브라우저 기반의 캐주얼게임, 그 중에서도 특히 ‘소셜게임’이라고 불리는 종류의 게임들의 매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소셜’한 요소란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최근 GDC2010(Game Developers Conference San Francisco 2010)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과거에 ‘GDC Mobile’이나 ‘GDC CasualConnect’에서 다루어졌던 내용들이 올해는 메인세션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즉, ‘모바일’과 ‘캐주얼’이라는 요소가 이제 게임 시장의 핵이 되어버린 것이죠. 그 강력한 힘은 ‘Open’이라는 단어와 ‘Social’이라는 단어가 만들어낸 파워에서 나왔다고 봅니다.

사실 약 10여년전 한국에 인터넷이 무섭게 깔릴 무렵, 우리는 소위 ‘플래쉬게임’들을 많이 접했습니다. 그 때는 단순히 ‘시간 때우기’용으로 즐겼던 게임이었죠. 사실 그 당시 우리가 즐겼던 게임들과 지금 오픈플랫폼에서 즐기고 있는 게임들의 게임성을 비교하면 큰 변화를 실감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게 바로 무서운 사실이죠. 그들보다 먼저 달려왔고, 그들보다 먼저 유저의 입장에서 체험도 해봤지만, 플랫폼의 한계성 때문에 이런 놀라운 가치를 우리가 먼저 만들어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소셜게임은 우리가 즐겼던 콘솔게임이나 클라이언트베이스의 온라인게임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즉, 소셜게임은 ‘커뮤니티’의 성격이 강하며 게임보다 웹 서비스에 가까운 상품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면, Facebook Top50 Game Application 순위에서 보이는 기존 게임회사들의 약세를 설명할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셜게임도 게임인데 왜 자꾸 게임이 아니라고 하지?” 라고 묻는 분들도 많습니다. 소셜게임을 즐기다 보면, 많은 부분에서 상당수 생략된 요소들이 발견됩니다. 클라이언트 게임이나 콘솔게임에 있었던 검증된 요소들이 전부 빠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부분에서 상당수 생략되어 게임의 전개가 빠른 것이 사실입니다.

즉 소셜게임 개발을 단순히 게임이라는 전제로 접근한다면 이런 생략되고 절제된 컨텐츠가 나올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Facebook에 올라가있는 상위 소셜게임들을 직접 플레이 해보면, 말 그대로 ‘Easy to play, Hard to master’의 특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Facebook을 사용하는 유저가 25~45세대로 어느 정도 나이가 있다는 부분도 물론 고려 요소 중 하나겠지만, 그만큼 소셜게임은 하나의 서비스 즉, 또 하나의 커뮤니티라고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 WOW나 스타크래프트같은 게임들을 친구가 권해서, 친구가 하니까 따라 했다는 것처럼, 소셜게임은 지인과의 유대, 즉, 커뮤니티의 속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컨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소셜이라는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특징(feature)을 바탕으로 컨텐츠 안에 커뮤니티의 속성을 녹여냈을 때 발생하는 게임의 몰입도는 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해지는 것입니다.



‘몰입’의 이야기가 나오니 얼마 전 보도된, 온라인게임을 하느라 자신의 아이를 내팽개쳐 화제가 된 부부가 떠오릅니다. 기존의 MMORPG는 게이머를 현실과 격리된 사이버 공간에 ‘잡아둔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흔히 ‘폐인’이나 ‘중독’ 등의 수식어들이 말하듯이 게임으로의 심각한 ‘몰입’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자주 논란이 되곤 하는데요.

앞으로의 게임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리라고 예상하시는지요? 아직 ‘파티게임’의 성격이 강하긴 하지만 닌텐도 ‘Wii’처럼 사이버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 세계의 물리적인 제스처나 다른 동료 게이머(주로 가족, 친구)와의 상호작용(Interaction)의 중요성이 부각된다는 점에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웹게임, 그 중에서도 소셜 게임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사실 저도 몇 주전 그 사건을 접하고 과연 게임업계에서 일을 하는 건 어떤 의미일까? 라는 생각까지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개인적으로는 충격적이었고 다시는 이 시대에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전세계 게임업계가 판타지 게임에서 점점 ‘현실주의(리얼리즘)’로 가고 있어 사실 그런 현상들은 앞으로 더 심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시나리오는 물론, 관련 그래픽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게임에서 느끼는 감정, 현실감도 더욱 풍부해질 것입니다. 특히 커뮤니티서비스에 더 가까운 소셜게임의 경우도 현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메타버스 등과 결합될 가능성이 큰 것 같습니다. 물론, WOW나 아이온을 즐기면서도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지만, 소셜게임이 여타 클라이언트 게임과 절대적으로 다른 점은, 게임캐릭터와 일상생활의 나 자신이 다르지 않은, 즉 정체성(Identity)의 동일화라는 측면이 매우 큰 요소로 부각 되고 있습니다.

WOW나 아이온을 즐기는 유저들은 현실세상의 자신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그 게임 세상 안에서 절대권력을 행사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소셜게임은 자기 자신의 캐릭터에 자기자신의 이미지가 그대로 반영되면서 상호 일치하는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오픈’이 갖는 공개적인 특성 때문에 어쩌면 프라이버시의 침해가 문제 될 수도 있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훨씬 건전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분간은 소셜플랫폼의 성장에 따라 개별 소셜게임의 특징을 살린 게임으로 승부를 볼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런 1세대 소셜게임은 막을 내리고 2세대 소셜게임인 ‘플랫폼 in(on) 플랫폼’으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즉, 하나의 가상세계로 접근을 하면 그 내부에 다양한 소셜게임들이 결합된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많은 소셜게임 개발사들이 자신들의 소셜게임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Virtual property에 관심을 갖고 전개해 나가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봅니다.

그렇다면 한국 소셜 게임 개발사들의 경쟁력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싸이월드’와 같은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도 Facebook탄생 보다 이전에 생겼다는 점에서 한국이 원조라고 말 하기도 하지만 세계 무대에선 외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MMORPG, 아이템, 가상상품(in-game Virtual Goods) 등의 개념을 먼저 도입한 한국이 앞으로 소셜게임 개발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까요? 한국 개발사 들에게 요구되는 도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어려운 문제 중 하나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왜 징가(Zynga)같은 회사가 나오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단순히 시장의 문제만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플랫폼이 먼저 제공되어야 컨텐츠가 있지 않겠냐는 말을 하겠지만 이미 ‘오픈’을 무기로 달리고 있는 네이트에 올라가있는 어플리케이션의 수를 보면 이는 단순한 플랫폼의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도 늦게 불붙은 만큼 무섭게 성장할 것입니다. 성장 잠재력은 그 어떤 국가보다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편으론 들고요. 그만큼 플랫폼 사업자와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내는 개발사 그리고 사용자 이 세 주체가 소위 말하는 생태계(Eco-System)안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지만 풀 수 있는 문제 같습니다.

소셜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에 1~2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생긴 게 사실입니다. 1~2년전 플래쉬 디자이너, 개발자를 대하는 태도와 현재 시장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판이하게 다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추세로 가다 보면 한국에서도 머지않아 징가(Zynga)같은 회사가 탄생할 수 있다고 느낍니다. 플랫폼사업자들은 보다 많은 오픈가이드와 지원책을 만들어 다가왔으면 좋겠고, 소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내는 개발사는 보다 열린 마인드와 섬세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접근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론 많은 한국 개발사들이 일단 글로벌시장에서 경쟁을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소셜게임 시장의 파이가 크게 구워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더 큰 파이를 구워서 나눠먹을 수 있다면 더 큰 밀가루 반죽을 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국내에서 소셜게임을 만드는 회사들간의 교류나 연합체를 구성하는 일 등도 큰 의미를 지닐 것입니다. 아시아의 6Wave나 북미의 CrowdStar같은 회사들의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예술, 경영, 커뮤니케이션에 거친 다양한 분야의 학위가 이색적이신데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도 예술, 인문, 사회과학, 공학 등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학생들이 모여있다는 걸 아시는지요. 앞으로 미래 문화콘텐트 산업의 리더로 나아갈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마지막 인사를 대신해 ‘조언’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최고의 지성집단인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제가 감히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자신의 관심사를 벗어난 다소 무모한(?)도전도 끊임없이 해달라는 것입니다. 업계에서 체감하는 변화의 속도는 사실 무서우리만큼 빠릅니다. 이 속도를 견디다 못해 많은 회사들이 인수합병(M&A)을 하기도 하죠. 그만큼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연구를 하면서 사업화 시키고 발전 시키는 전략의 구사가 중요하지만, 그 외적 요소, 즉 다른 산업 군들과의 협업 역시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자신만의 관심사에만 관련된 사업을 한다거나 그 기준에 맞추어 취업을 한다면, 시장에서 일어나는 무서운 변화의 속도를 감당하기 힘든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관심 영역 밖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생길 수 있는 공백을 채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근 이런 공백을 채울 수 있는 툴이 다양하게 생긴 것 같아,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스스로 충분히 채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위터도 그런 의미에서 매우 좋은 툴이지요. 아 제 트위터 아이디는 @79k 입니다. 다양한 관심사, 다양한 이야기, 역동적인 상호 이해와 소통, 언제나 환영합니다!

이정석 기자 : jungsukyi@gmail.com (Twitter : @jungsuky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