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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첫 번째 꼭지:처용, 그를 다시 만나다(오디오 비쥬얼 퍼포먼스 ‘천의 얼굴’)

July.2010 No Comment

처용설화는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역신에게 아내를 빼앗긴 처용이 춤과 노래로 역신을 감복시켜 물리친다는 극적인 내용은 부적, 민속의식 등 우리 문화 속 곳곳에 남아있다. 특히 처용무는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 궁중무용으로 정착되는 과정을 거쳐 전승되어 왔으며 197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 39호로 지정되고 2009년에는 중요성을 인정받아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처용무는 동서남북과 중앙의 5방향을 상징하는 옷을 입고 춤을 추며 음향오행설을 기초로 하고 있다. 조선 세종 때 지금과 같은 5명으로 구성되고 성종 때 이르러 궁중의식에 사용되었으며 그 이후에도 시대에 따라 약간의 변화를 겪어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대 그리고 미래의 처용무를 그려 본다면 어떠한 모습일까?

오디오 비쥬얼 퍼포먼스 <천의 얼굴> 포스터

 카이스트 GSCT(Graduate School of Culture Technology) 희안악극단(喜顔樂劇團)은 다양하게 우리문화 곳곳에 남아있는 처용을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매체로 시대를 대변할 수 있는 창작물을 기획, 공연하였다. 처용에 담겨있는 역동적 힘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형태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처용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은 여럿 꼽을 수 있다. 뮤지컬에서는 강부자, 남경주 주연의 <처용> 처용설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신라의 달밤>, 연극에서는 김정근 연출의<처용의 노래>, 정안나 연출의 <처용, 오디세이> 등을 들 수 있다. 오디오 비쥬얼 퍼포먼스 <천의 얼굴>은 시대를 거쳐 전해져 내려온 처용의 전통적인 의미를 다룬 기존공연의 한계와 틀을 넘어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들 디지털 방식으로 관객을 감동시켰다. 관객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 문화의 색깔과 매력을 찾아내는 기회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공연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GSCT에서의 디지털 퍼포먼스 관련 활동은 꾸준히 계속 되어 왔는데 GSCT 디지털 퍼포먼스 센터는 2007년 <신타지아(Syntasia)>를 시작으로 하여 2009년에는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에서 6월과 10월에 ‘미래도시’라는 주제로 전시형 퍼포먼스인 Future Cityscapes I과 II의 연작, 그리고 11월에는 <Flying Window>를 공연하였다. 그 끊임없는 창작과정 속에 ‘천의 얼굴’이 존재할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은 2009년 10월 기획을 시작하여 2010년 5월 20일 카이스트 태울관에서 첫 막을 올렸다. 희안악극단은 이번 가을 또 다른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공연 내용은 처용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디지털 요소를 곳곳에 심어두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전해주고 있다. 크게 용의 아들 처용: 영웅의 탄생, 문화 전도사 처용의 활약: 창조의 힘, 처용가: 관용과 용서, 천의 얼굴 처용 도시의 얼굴을 바꾸다: 화합의 정신, 네 개의 장으로 나누어 진다.

  왕이 바다로 놀이를 나갔는데 바다에서 용이 춤을 추고 있다. 이에 왕이 바다에 큰 설치구조물을 짓게 하자 용의 7번째 아들인 처용이 왕에게 걸어온다. 왕은 처용에게 벼슬을 내린다.

  처용은 문화전도사로서 마을과 도시에 새로운 디지털 문화를 만들어낸다. 왕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어여쁜 신부를 하사하고 혼인식을 치른다.

  처용은 밤낮으로 도시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던 중 아내가 전염병을 가져오는 역신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용은 처용가를 불러 아내와 역신을 용서한다.

  처용의 마음에 감동 받은 역신은 처용의 얼굴이 있는 곳이라면 절대 접근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마을 집집마다 처용의 얼굴이 걸리고 마을에는 전염병이 사라진다. 이에 마을에서는 처용의 공을 기려 거대한 미디어 탑을 건설한다.

공연에 사용된 이미지

오디오 비쥬얼 퍼포먼스 ‘천의 얼굴’은 라이브 음악과 무용, 영상의 인터랙티브한 디지털 미디어 공연으로 공연분야의 실험적인 기술들이 대거 사용되었다. 음악디자인에 있어서 전통악기와 서양악기의 혼합을 시도하여 디지털 음원과 소리 합성의 조화를 통해 이미지를 재창출 하였다. 움직이는 3D영상과 무대공간의 프로젝션 맵핑(Mapping)을 시도하고 모션 디텍팅(Motion Detecting) 기술과 소리센서를 통한 인터랙티브의 시각화, 프로젝션 5기를 사용하여 무대 영상의 일체화를 추구하였다. 영상 속 캐릭터의 등장과 무대배우와의 상호작용을 가져오고 색상과 이미지의 대비를 극대화한 추상적 표현을 통해 이미지를 재해석하고 소리에 의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무대영상을 사용하였다.

이종욱 기자(bellee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