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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책] “블랙아테나”

September.2010 No Comment

이번 달에는 CT PRESS의 담당 교수님이신 우성주 교수님과 인터뷰를 하였다. 미학, 고고학, 심리학 등 여러 학문에 걸쳐 포괄적인 지식과 관심을 지니신 분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도서들 중 어떤 한 권의 책을 추천해주실지 궁금해하며, 교수님 연구실로 찾아 뵈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께서는 학술적인 내용의 책들을 많이 읽으실 것 같아요. 실제로 어떤 책들을 주로 읽으시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학술적인 책들이 반 이상은 되는 것 같아요. 70% 정도는 리서치나 강의 연구를 하기 위한 책들을 다방면으로 읽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나머지 시간에는 제가 평소 좋아하는 분야의 책들을 읽어요. 자연과학 중에서도 홀로그램, 초자연의 신비 등에 대한 책들인데요, 눈에 보이는 세계가 전부가 아닐 거란 생각을 하며,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 호기심을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책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그런 호기심이 심리학으로도 이어져서, 사람들의 내면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들과 경험들에 관한 책도 읽습니다.

그런 일반 서적들을 고르실 때는 특별히 선호하는 작가의 책들을 선별하셔서 읽거나 하시는지요?

 저는 저자가 누구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내용이 흥미롭기만 하다면, 어린아이가 쓴 책이라도 읽을 수 있죠. 어떤 관점에서 내용을 다뤘는지, 저에게 흥미롭게 느껴지는지가 가장 중요해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같은 책의 경우는 지금도 수시로 한 번씩 보는 편입니다. 다만 좋아하는 느낌의 책들을 읽다 보면 제 관심분야가 일괄적이라서 그런지, 묘하게 서로 연계가 있는 저자들의 책들로 겹쳐지기도 하지요.

 전공과 관련 된 책들의 경우는 어떤가요? 고르시는 기준이나 방법이 다를 것 같은데요.

강의나 연구를 위한 책들을 읽을 때는, 고른다기 보다는 한 권이 여러 개의 다른 권으로 자연스레 넘어가게 됩니다. 어떤 책이든 한 권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석이나 참고되는 책들까지 같이 봐야 하거든요. 제가 예전에 프랑스에서 공부할 때 생긴 습관이기도 합니다만, 주석이 달려 있는 부분을 읽으면 그것에 참고된 책을 찾아서 읽게 되고, 어떤 부분이 이해가 안되면, 그 내용만을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는 다른 기본서로 넘어가게 되고, 이러다 보니 한 권이 20권의 책들까지도 이어지게 됩니다.

네, 그럼 오늘 추천해주시기 위해 준비해 주신 책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블랙 아테나]라는 제목의 책을 추천해주셨는데요, 어떤 책인가요?

블랙 아테나라는 제목부터 많은 걸 유추해 볼 수 있어요 아테나는 그리스 여신인데, 블랙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 것이죠. 왜일까요? 항상 서양 문명의 근원은 그리스 문명이라고 모두가 이야기 하는데, 사실 그리스 문명을 파고들다 보면, 그 전의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빠질 수가 없습니다. 그 문명들이 모두 서로 영향을 미치고 발전해서 그리스 문명이 된 것인데, 왜 사람들은 그리스 문명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이 책의 저자인 마틴 버낼은 영국인이고, 캠브리지에서 중국사를 연구하면서 동양학과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중국사를 공부하다 보니, 기본적인 문명의 룰이 그 전 문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선후 관계없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 이후에 서양사를 파고 드는 과정에서 서양사의 근원적 문명이 과연 그리스 문명이 맞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죠. 그리스 문명은 그 전 시대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고 있어요. 그리스 신화조차도 3분의 1 이상이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신화가 그대로 들어와 있는 것이죠. 그런 그리스 문명이 독립적인 문명처럼, 서양 문명의 근원처럼 알려져 있는데,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왜 빠져 있는 것일까? 라는 것에 대한 관점으로 다룬 책입니다. 모두가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사실을, 학문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새롭게 접근을 시도한 책입니다

블랙 아테나를 추천해주시는 우성주 교수님

 새로운 관점에서 서양사를 뒤집어 보는 책이군요. 그래서 블랙 아테나라는 제목으로, 아테나가 블랙, 즉 흑인일 수도 있다라는 관점을 다뤄보는 것인가요?

네, 블랙 아테나라는 제목으로, 아테나가 가지고 있는 상징인 그리스 문명에 블랙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그 상징을 한 번 부정해보는 것이죠. 이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내용이에요. 19세기 이후의 인종주의에 대한 이야기, 학자들 사이에 오고 갔던 이야기들을 다루면서, 유럽의 서양 사람들은 이집트 사람들을 블랙으로 생각할까요? 그렇다면 그들에게 블랙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렇게 사랑하는 그들의 아테나가, 이집트의 산물이라면? 등의 새로운 관점들에 대해 논의해보는 것이죠.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도 그런 저자의 관점을 공유하고 계신가요?

그렇죠. 저도 평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제 생각과 같은 방향을 다룬 것일 것 같았어요. 이 책을 특히 추천하는 이유는 우리도 인종 차별적인 관점에서 그렇게 자유롭지는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똑같이 영어를 잘하는 미국인이지만, 백인과 흑인이 한국의 영어 학원들에서 받게 되는 불공평함만 봐도 알 수 있죠. 우리가 사실이라 말하며 의심조차 하지 않는 많은 것들이 서양이나 강대국들의 입장에서만 적혀진 것들이 많습니다. 특히 CT라는 분야는 기술과 밀접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양의 문물을 많이 수용하지만,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닌 다양한 논리와 사고방식을 가지고 판단해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 책을 통해 이런 관점의 역사도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우리 CT학생들이 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네,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혹시 CT학생들의 독서에 대한 조언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블랙 아테나의 내용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입니다만, 독서에 있어서도 너무 서양 문명을 추종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같은 내용을 한국 저자와 외국 저자가 쓴 것이 있을 때 누가 어떻게 연구를 했는지를 살피기 보다는, 외국 저자이기 때문에 선호를 하거나 하는 등의 행동은 지양해야겠지요. 어떤 책을 고를 때도, 또 그 내용을 읽을 때도 자신의 관점과 기준을 가지고 현명하게 선별을 해가며 읽기를 바랍니다. 특히 우리의 것을 버릴 것이 아니라면, 우리말을, 우리의 것을, 우리의 학자들을 어떻게 하면 키워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도 한 번쯤 고민해보는 학생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마틴 버낼 저 | 오흥식 역 | 소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