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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책] “시대와 리더십”

October.2010 No Comment

2010년의 가을로 들어가는 문턱, 한 권의 책에서는 상암동 DMC [KAIST 기능성 게임랩]에 계신 도영임 교수님을 찾아 뵈었다. 도영임 교수님께서는 [시대와 리더십(Geeks & Geezers)]이라는 책을 추천해주시며, 문화기술대학원 학생들에게 기대되는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와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셨다.

도영임 교수님

 Q. 안녕하세요, 교수님께서는 평소 어떤 책들을 주로 읽으시나요? 공유 부탁 드립니다.

사실 책을 크게 가려서 읽는 편은 아니에요. 의지와 관계 없이 책이 알아서 찾아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고, 다양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채널을 열어 두는 편이라서 신간들 중 유난히 마음이 가는 책을 고르기도 하고, 다른 분야에 계신 분들이 추천해 주는 책을 읽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추천을 받은 책들을 읽다 보면, 그 책을 통해 추천한 사람을 더 잘 이해하게 되기도 하거든요.

제가 꾸준히 관심 있게 읽는 분야로는 자기성장, 자기개발, 자기변화와 같은 키워드들을 담고 있어요. 작가로는 법정스님이나 헤르만 헤세의 책들을 좋아하는데, 법정스님의 책들은 자기성찰에 도움이 되고, 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좋아한 헤르만 헤세의 책들은 인간 본성, 자연, 종교 등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깊이가 참 좋습니다.

Q. 어떤 책을 읽을 지에 대해 선택하실 때, 노하우나 기준이 있으신가요?

제가 책을 선택할 때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2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로는, 저자의 글과 제 상황이나 마음을 [동화]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경우 입니다. 글이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제 마음의 상태나 애매모호한 감정을 활자로 딱 맞게 표현한 글들을 읽으면, 생각들이 정리되며 제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분이 듭니다. 두 번째로는, [조절]을 위해 책을 읽습니다. 저를 변화시키고 새롭게 전환하기 위해 읽는 경우인데, 이 때는 가능한 한 제 생각은 내려놓고 저자가 어떠한 맥락이나 배경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읽는 편입니다.

Q. 독서는 평생을 함께하게 되는 것인데, 학생들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저는 학생들이 책을 읽는 일을 단순히 눈으로 활자를 보는 것이 아닌, 저자를 마음으로 만나는 하나의 경험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였으면 해요. 최신의 책들을 많이 읽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저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마음에 와 닿게 읽는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독서를 잘 활용하게 되면, 단순히 책에 나와있는 정보나 지식만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관통하고 있는 저자의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 사고 과정의 프레임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Q. 그렇게 한 권의 책을 깊이 있게 경험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 같은 경우는, 책을 읽으면서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나 깊이 공감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대로 문자 기록을 남기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손으로 연습장에 직접 써 내려갔고, 요즘에는 블로그에 옮겨 적곤 하는데, 주관적 판단을 모두 내려놓고 저자의 글을 그대로 손으로 따라가면서 쓰는 것이죠.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 되었던 부분이 손으로 써 내려가면서 새롭게 이해가 되기도 하고,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경험들이나 지식들이 더해져서 깊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다른 상황과 맥락 속에서 읽게 되면 그 전과는 다른 의미가 부여되기도 하구요.

Q. 오늘 추천해주시는 책이 [시대와 리더십] 이라는 책입니다. 어떤 내용의 책인가요?

이 책은 ‘한 평생에 걸쳐 리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리더들의 삶의 경험을 다룬 인터뷰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리더란 어떤 성격과 특징을 지닌 사람이다’라는 정의를 내리는 책들과는 달리, 시대가 지닌 특성이나 역사적 맥락에 따라서 시대별로 필요했던 리더의 덕목이 다르다라는 새로운 관점을 지닌 책입니다.

특히 이 책에서 다룬 내용 중 제가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리더십 형성 과정에서 “Crucible”이라고 하는 호된 시련의 시기인 “단련기”의 중요성을 언급한 부분입니다. 쇳물이 녹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받아야 비로소 아름다운 빛깔을 지닌 도자기들이 탄생되는 것처럼, 사람에게도 “단련의 시기”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이 시기는 선물이나 고난처럼 우연히 개인의 삶에 찾아오기도 하지만, 어떤 리더들은 자기를 단련하기 위해 기꺼이 이 시련의 장에 자신을 집어 넣기도 합니다. 단련기는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질문인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지향하는지, 어떤 가치를 만들어 사회와 공유하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자신에게 물어보는 시기입니다.

Q. 힘든 시련의 단련기를 거치면서야 비로소 성장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크게 와 닿습니다.

네, 저는 학생들이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보내는 이 시기가 바로 단련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질적인 문화, 언어, 배경을 지닌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내는 시간은 분명 새롭고도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이 기회를 자신의 성장을 도모하며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간들로 이끄느냐, 그렇지 않고 괴로운 시간으로 여기며 스트레스를 받고 피하느냐는 학생들 본인의 선택이지만, 어려운 과정을 잘 통과하고 나면 졸업 후에는 분명 입학할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단련기라는 관점에서 이 시기에 저희 학생들이 어떤 경험들을 하면 좋을까요?

먼저 본인이 추구하는 삶의 의미나, 사회를 위한 가치 창출에 대해 진지하고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어야 해요. 자신의 삶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발견하는 시기이자, 자신에게 진정으로 의미 있는 질문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이거든요. 문제를 푸는 것은 문제를 발견한 이후에 해도 늦지 않아요. 저는 우리 문화기술대학원 학생들이 단련기의 개념으로 자신의 대학원 생활을 재정의 해보길 바랍니다.

또한 대학원 시기에는 많은 기회들이 주어지게 되죠. 새로운 문화, 트렌드, 기술들을 접하게 되지만, 그저 알고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는 자신에게 아무 변화가 없을 거예요. 자기에게 주어지는 여러 가지 혜택과 기회들을 활용해서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재해석 해보려는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기존의 사고의 틀을 넘어서 스스로의 관점을 변형시켜보는 경험을 가져야만 자신이 성장하고 변화하게 됩니다. 저는 커리큘럼이나 논문주제에만 얽매이지 말고, 자기 삶에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무엇이 필요한지 찾고 깨우치는 자발적인 경험을 많이 해보길 바라요. 변화는 학생들의 준비된 마음에서부터 시작되고, 학교는 준비된 마음을 가진 학생들로 인해 새롭게 변화할 수 있거든요.

Q. 오늘 인터뷰를 진행하며 저희 삶 안에서의 ‘리더십’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으신 말씀 부탁 드립니다.

문화기술대학원 학생들은 이미 탁월한 역량을 지니고 있어요. 그 역량을 바탕으로 자기리더십, 나와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는 법, 공동의 과업을 통해 변화하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새롭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법을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실전처럼 훈련하고 숙련해서 더 큰 사람이 되어 사회에 나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배움을 사회 곳곳에서 필요한 곳에 기꺼이 환원할 수 있는 리더들이 되길 바랍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창조해서 비즈니스 기회와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일들을 더 많이 제안하고 기획하는 역할들을 해주길 바라요. 자신이 세상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나눠 줄 수 강점이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자신의 강점을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리더들로 성장해 나가길 바랍니다.

Q. 감사합니다.

오효선 기자 (hyosun.oh@kaist.ac.kr)

시대와 리더십 (Geeks & Geezers)

 

워렌 베니스, 로버트 토마스 저 | 신현승 역 | 세종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