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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첫 번째 꼭지: 문화기술대학원이 선보이는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 – 미디어 아트와 디지털 퍼포먼스

November.2010 No Comment

 

벽에 걸린 캔버스가 이젤에서 내려와 바닥에 눕고, 뿌리는 물감의 세례를 받는 데도 엄청난 도전의 세월이 걸렸다. 이후 프랭크 스텔라는 네모 캔버스라는 미디어에서 탈출할 수 있음을 보였고, 백남준은 캔버스의 자리에 TV를 밀어 놓았다. 예술가에 있어 미디어는 짊어 지고가야 할 숙명적인 한계이지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통로요 동반자다. 그렇기에 요즘의 아티스트들에게 어떠한 미디어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도전적이고 창의적이다. 예술의 본질은 예술가의 상상력이라면, 미디어 아트는 상상력을 캔버스라는 제한된 매체에서 벗어나 미디어라는 과학기술의 결과물과 조우하면서 탄생한다. 미디어아트의 미디어는 각각마다 또한 작가가 그 중 어떠한 특성을 부여하고 부각하느냐에 따라 다른 특성을 가진다. 이번 커버 스토리에서는 문화기술대학원 AIM, Audio and interactive media 연구실에서 준비한 Studio SEMI전(展)과 C. Interaction 연구실의 이은영 박사과정 학우의 Mung 공연을 소개하며 미디어 아트와 디지털 퍼포먼스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무대에서 소리와 빛의 조합을 적절히 사용한 바그너의 실험은 멀티미디어의 시초이며 또한 가상 현실의 도래를 예견한 전조다. 이후 기술과 예술의 만남은 기술의 차가운 속성에 따뜻한 혼을 심고자 하였다. 새로운 미디어의 발전은 곧 새로운 플렛폼을 말하며 여기에 상상력이 펼쳐진다. 미디어 아트는 예술의 소재를 다양화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또한 인간의 새로운 표현 가능성은 미디어를 통해서만 창조될 수 있기 때문에, 미디어 자체가 기술적인 해석에서 비롯 되었다는 것은 예술계전체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미디어아트의 도입은 초기에 기존의 예술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며 예술이 추구해왔던 가치를 완전히 다시 쓰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새로운 가능성의 여지도 있었는데 새로운 역동적인 예술 개념의 도입이 그것이다. 결국 컴퓨터 의존한 새로운 예술 형태는 완성이 되더라도 그의 미학적 가치는 도전이며 저항 요소가 되었다. 이에 답변하기 위해 예술계의 흐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 것 같다. 다시 미디어 자체에 대한 도전을 멈추고 동일, 유사 미디어 내의 미학적 가치 추구가 그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디어 자체에 대한 지속적인 도전 자체가 다른 축의 도전으로 남는 것이다. 전자 그룹은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어느 때보다 관객의 참여를 중요하게 만들며, 상호작용에도 생각지 못한 변주가 있음을 보여주며 유희라는 측면에 새로운 질문과 가능성을 던진다. 후자의 그룹, 예술의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내재된 전개 과정 즉, 역동과 변화자체의 추구에서 미학적 가치를 발견하려는 그룹은 미디어 자체의 속성을 순수하게 탐구하기도하고, 기계적 관점의 낯선 세상을 인간에게 뒤집어 보여주기도 한다. 즉 이러한 맥락의 새로운 예술가는 기술자와 예술가의 경계를 허물며 미디어에 따른 예술가의 존재성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

미디어 아트는 기술과 예술의 만남으로, 예술의 장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전자기술은 표현 가능성의 파장을 광범위하게 넓혔고, 예술가 그룹과 관객들이 하나의 작품에서 만난다. 기술 발전은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조형 가능성들을 제공했다. 미디어아트는 시간의 축을 자신에 담아 낼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관객을 만남으로써 순간적으로 완성되는 특이한 서사를 가지게 된 것이다. 즉 아티스트가 예술을 만드는 곳은 관객의 마음 속인 것이며 미디어 아트는 그것을 위한 플랫폼이다. 즉 관객이 미디어와 만나면서 퍼포먼스가 시작되기도 하고, 예술가들의 퍼포먼스가 하나의 데이터가 되어 또 다른 무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미디어 아트가 과학기술을 택한 것은 이와 같은 마법과 같은 가능성 때문이며, 항상 변화를 추구하는 예술의 양상을 고려했을 때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현장에서 오늘날 우리의 초상을 그려내는 하나의 방법 일지도 모른다. 요즘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일련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이미 팝아트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할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각자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 시대의 코카콜라병과 캠벨 수프캔의 자리를 이제는 새로운 미디어들이 차지하고 있다. 예술가들에게 당신 손안의 스마트 기기로 어떻게 자신을 표현하고,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변하는 데이터들을 어떻게 가지고 놀아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술의 가치는 불명확하고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예술은 그 개인적이고 비논리적인 가능성 때문에 시대보다 앞서 시대를 조망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미지의 영역을 뚫고 누구보다 자유롭게 앞서 나갈 수 있다. 이번 studio SEMI와 Mung은 공통적으로 새로운 사운드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전시와 공연을 통해 그들이 생각하는 오늘날과 미래의 우리와 예술의 가능성에 대해 귀 기울여 보고, 또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AIM 연구실의 studio SEMI 전시 중, 작품을 이용한 공연 - KAMPO(KAIST mobile phone orchestra)의 연주

 

이은영씨의 2009년 퍼포먼스, RockMong 공연 중에서 (Photo by YVA)

 

박성민 기자 (park@kaist.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