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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In터뷰] 황성재 동문

November.2010 No Comment

이번 CT IN터뷰 코너에서는 박사과정 황성재 동문을 만나보았다.

  

황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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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hcistory.tistory.com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으신데, 처음 이 곳에 올 때 생각을 하셨나요?

원래 전산학을 했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문화기술대학원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굉장히 새로운 곳이었죠. 평소 만나기 쉽지 않은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큰 매력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이 곳에 오면서 제 마음 속으로 세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하나는 학회에 좋은 논문을 발표하자, 두 번째는 발표하는 지식들을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요. 이 두 가지 목표를 대학원에서 꼭 이뤄보자는 게 세 번째 다짐이었습니다.

  

–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논문 발표, 공모전 수상, 특허 출현과 기술 이전까지. 대학원 신입생 때의 다짐이 정말 현실이 되었네요. 특히 대학원 재학 중에 ‘연구’를 ‘산업’으로까지 연결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어떤 프로세스로 접근을 하셨나요?

어떤 이슈를 발견하거나 아이디어를 생각하면 우선 특허부터 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특허 기술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제가 낸 특허가 신규성이 있는지 등을 비교해보았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아이디어 중에서 괜찮은 걸 골라내는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더 발전시켜서 논문을 쓰고 그 중에서 학술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저널에 실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연구와 산업을 연결하기 위해서 이러한 프로세스로 진행을 하다보니까 또 새로운 생각이 들더군요. 산업 전시회들을 보러 다니면서 현재 최신의 기술들을 접하고, 특허를 내기 위해 준비할 때는 5년 후의 기술들을 보고, 그리고 논문을 연구하면서 10년 후의 기술들까지 생각해 볼 수 있었거든요. 이렇게 제각각 존재하는 기술들을 중간에서 연결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더군요. (웃음)

  

– 문화기술대학원에서는 처음으로 특허를 냈다고 들었는데, 그 첫 시작이 어떻게 이뤄지게 되었는지요?

특허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시작이 쉽지 않았습니다. 학생들도 특허에 대해서 별로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지 않았고요. 스탠포드의 경우에는 75년에 존 크라우닝이 FM 기술을 발명해 많은 성공을 거두었어요. 그러한 성공사례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도 특허에 대해 인식하고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학교 안에 있는 기술사업화 팀 문을 두드렸습니다. 논문을 쓰기 위해 만든 프로토 타입이 있으니 제가 제안하는 것을 설명하기가 수월하더군요. (웃음) 그 곳에서 만난 변리사 분과 함께 산업 현장에 쓰일 만한 것, 즉 사업해볼만한 것을 선별하고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그게 저의 첫 시작이었죠.

  

–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굉장히 고비가 많았습니다. 한 번은 이런 적도 있었어요. 특정 대기업과 기술 이전 계약서까지 쓰고 이제 다 되었다고 생각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기술 이전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 메일이 왔습니다. 사인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외국의 한 기업에서 비슷한 기술이 나오면서 일이 성사되지 않은 거죠.

기술 이전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연구자와 기업이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기업에 찾아가 프레젠테이션도 수차례 했습니다. 디스크에 논문들과 기술들을 담고 다녔어요. 하지만 기업의 조직 구조상 기술이전으로까지 이어지기엔 많은 무리가 따라요. 학계에서는 연구 가치가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기업은 필요한 게 아닌 이상 전혀 관심을 두지 않거든요.

이 두 사이의 간격을 좁혀줄 수 있는 기회가 ‘공모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모전’이라고 하면 마치 학부생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생각하는데, 공모전처럼 자신의 연구에 대한 핵심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공모전에 제출할 때도 자신이 제안하는 걸 그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페이스 북 아이디어를 공모전에 출품했다고 생각해보세요. 몇 십 억짜리 아이디어 기술을 달랑 100만원에 판셈이 될 수도 있거든요.(웃음)

  

– 학계와 산업 현장을 부지런히 뛰어다니셨는데, 이 과정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 자리에 가면 명함이 산처럼 쌓여있어요. (웃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학회에 포스터 발표를 하러가서는 해외 다른 대학에서 연구하는 학생들을 만나기도 하고, 저명한 학자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연구 활동을 하다 보니 계속 마주치게 되고, 또 제가 산업 현장에서 이번처럼 기술 이전을 한다거나 실적이 생기면 축하한다는 연락이 오기도 해요.

학계에서만큼 산업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는 만약 제가 그냥 회사에 취업했었다면 만나기 쉽지 않았을법한 고위 관계자들도 있습니다. 그 분들을 만나서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니즈를 들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죠. 작은 아이디어가 연구 주제가 되어 학회에서 피드백을 받고, 사업하시는 분들에게도 피드백을 받으면서 점점 제가 생각하는 것이 뚜렷하고 완벽에 가까워져 갈 때 큰 성취감에 가슴이 참 뿌듯하더라고요. 학계에서 만나는 사람들, 산업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그들로부터 받는 피드백으로 점점 발전해가는 아이디어를 통해 느끼는 성취감, 이 세 가지가 제가 얻은 가장 큰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렇게 대학원 생활을 하시면서 산업 현장 분들을 만나고 하는 일이 쉽지 않으실 거 같은데요. 학교생활에 지장은 없으세요?

우선 석사, 박사는 연구자입니다. 당연히 학생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 범위에서 추가적으로 산업 현장까지 관심을 기울이는 거죠. 기업에 프레젠테이션을 하러 갈 때의 마음가짐도 달라요. 제가 고안한 기술을 ‘세일즈’하러 가는 게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어떤 기술들이 이슈가 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또 제가 제안하는 기술에 대해 질문과 대화를 통해 피드백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갑니다. 기술을 파는 게 목적이 아니라 기술을 산업 현장에 기반을 두어서 발전시키는 게 목적이니까요.

학교 안에서는 Kainventor라는 석박사 발명동아리를 맡고 있어요. 학교에서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서 선발된 20명의 사람들끼리 동아리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발명 대회에 출품하기도 하고요. 학부 발명 동아리 지도도 조금 해주고 특허에 대한 교육을 함께 받기도 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 수업 준비, 조교활동, 세미나 준비, 회사미팅 준비, 특허 낼 준비 등등. 이 많은 일정들을 관리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아, 저는 이메일로 해야 할 일들을 관리합니다. 제 생활을 관리하는 저만의 아이디어죠. 업무든 과제든 주로 이메일로 오는 게 많잖아요. 그래서 메일을 확인하면서 한 번 본 내용 중에 관련없는 것은 보고 바로 삭제를 합니다. 해야 할 일은 안 읽은 메일로 처리를 해 놓고 일을 마무리하면 읽은 메일로 표시합니다. 메일을 플래너로 쓰는 거죠. 혹 전화로 업무에 대한 부탁을 받으면 관련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이것도 괜찮은 아이디어지 않나요?(웃음)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어릴 때 저는 학교 공부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쇼팽의 음악을 듣고 이 음악이 몇 년도에 만들어진 음악인지, 이 음악이 무슨 장조인지를 암기하는 건 재미없었어요. 대신에 이번 봄소풍 때에는 어떤 안무를 짜는 게 재밌을까하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게 더 재미있었죠.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가 하지 못하는 일들인 생각하거나 상상하기, 공감을 유도하기 등 감성적인 일에서 재미를 찾았어요. 앞으로도 컴퓨터가 대신 해 줄 수 없는 부분들을 제 스스로 발전시켜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실제적인 것으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성취감들을 느끼는 연구와 작업들을 계속 하고자합니다.

  

–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문화기술대학원에 있는 동안에는 잘 모르지만 졸업을 하면 이 곳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어요. 대부분 관련 분야 사람들만 만나게 되거든요. 그러니 부지런히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을 나누고 의견을 교류하는 방법을 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사회에 나가고 점점 나이가 들수록 실패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마음껏 도전할 수 없잖아요. 반면에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학생의 특권은 바로 ‘실패’입니다. 이것저것 많이 도전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김민혜 기자(caeros@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