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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만나다] 박사과정 신입생 서기슬 학우 인터뷰

October.2013 No Comment

2013년 9월.

국내 미디어의 게임화와 동기부여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진 서기슬 박사 신입생을 만났습니다. 기자의 가벼운 질문에도 신중하고 진솔한 답변을 하는 모습에서 특히, 학부 재학 중에 열심히 공부한 철학 덕분에 “조금 더 행복해졌다”라는 대답에서 남다른 아우라가 느껴졌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미소로 인터뷰를 승낙해주신 서기슬 학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함께 나눴던 이야기의 조각들을 공유합니다.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이번 가을학기 박사 신입생 서기슬입니다. 학부에서는 유학동양학이라는 전공과 철학을 복수전공했고요, 쉽게 설명하자면 전공이 두 개인데 하나는 동양철학이고 다른 하나는 서양철학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석사 때에는 미디어심리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론들을 공부했고, 교육용 게임의 효과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반갑습니다.

 

동서양 철학을 공부하셨네요? 진지한(?) 학생이셨나봐요?

어렸을 때에는 막연한 목적과 약간의 허세심을 더하여 ‘완성형 철학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진지한 학생이었지는 잘 모르겠는데, 철학 공부는 나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복수전공으로 실용학문을 선택하지 않은 것에 우려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저 스스로는 철학 공부를 한 일이 제 삶에서 아주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름으로는 많은 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갖게 되었어요. 철학 덕분에 조금은 더 행복해졌다고 생각하고요.

 

교육용 게임에 대한 연구를 하셨는데 박사 연구도 그것의 연장선이라고 보면 되나요?

제가 관심 갖는 것은 사실 게임 그 자체라기보다는, 지속적인 동기 부여를 줄 수 있는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라고 보시면 되요. 게임은 하나의 미디어 형태이자 놀이의 장르라 생각해요. 사실 저는 앞으로 게임이 아닌 많은 것들이 게임화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게임을 통해 받는 보상의 효과라던가, 경쟁의 효과, 내러티브의 심리적 효과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그 안에 몰입하게 만들죠. 앞으로 그런 식으로 지속적인 참여을 이끌어내는 뉴미디어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하고 싶어요.

 

석사연구를 했던 곳도 융합 연구를 하는 곳이였다고 하셨는데, CT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일단 CT는 공학적인 배경이 탄탄하잖아요, 기술적인 최신 트렌드를 그 만큼 빨리 접하고 수용하는 곳이라는 점이 차별적이라고 생각해요. CT에서 연구하면 좋겠다 생각한 점도 사실 이 부분이 컸던 것 같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켜주고, 기술의 첨단이라고 할까 그런 것들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요.

 

이제 막 CT생활을 시작하셨는데 어떤가요?

이번 학기에 수업을 5개나 듣다 보니 수업 가고, 과제하고, 조모임하고 랩세미나 참석하고…그러면 하루가 끝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정신이 조금 없지만, 재미있는 것 같아요. CT에 와서는 일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관심사와 전공, 배경 등이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있으니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화학작용이라고 해야할까요. 서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아서 좋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나 조모임을 통해 서로의 경험이나 노하우를 전해주고 배울 수 있는 점도요. 특히, 신입생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기초 프로그래밍 수업의 경우 재학생들이 직접 조교로서 가르쳐주는데 아주 좋았어요, 일방적으로 배운다기보다는 함께 고민해나간다는 느낌도 있고, 또 배우는 더욱 친근하게 이것저것 물어가면서 배울 수 있죠, 아주 좋았습니다.

 

– CT에서 개설되었으면 하는 강의나 워크샵 아이디어가 있다면?

많은 학생들이 사회과학적 실험으로 논문을 쓰고자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교육이 적은 점이 아쉬운 거 같아요. 컨텐츠에 대한 반응 혹은 기술 요소에 대한 반응을 보는 방법이요. 분야별 주제별 실험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분석 방법 등이 다양한데, 학생 수요에 비해선 해당 워크샵이나 코스가 적은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추가적으로 수업이나 프로젝트가 아니라 부담 없이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크리에이티브 워크샵 등도 학생회나 학과 차원에서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많은 CT인들이 논문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많이 힘들어하는데요, 석사 논문을 먼저 본 학생의 입장에서 노하우나 조언을 해주실 수 있으세요?

저도 미천해서 조언은 특별히 할 것이 없고요 또 분야마다 워낙 다르니 제가 조언을 해도 몇 명에게 쓸모 있을지 모르겠네요. 다만 예전 지도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인데요…항상 마음 속에 담고 지내는 말이 있습니다. “창의성은 여유에서 나온다”는 말인데요,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여유를 갖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다른 일을 좀 열심히 해서 바쁘게 끝내더라도 ‘자기만을 위한 생각한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혼자 가만히 생각할 때에 기존에 안 풀리던 문제가 풀리기도 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목욕탕을 좋아해서 혼자서 종종 가는데, 스스로는 그런 사색의 시간이 연구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대전에서의 생활은 외롭진 않은가요?

(웃으면서) 외롭죠. 저는 친구들을 두고 일종의 정신적인 복지 시스템이라고 불렀거든요, 저를 정신적인 재해와 굶주림과 빈곤으로부터 구제해주니까요.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많아서 나름 괜찮은 20대를 보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래서 입학 후 제일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었어요. 지도 교수님께서 들으면 외람된 말씀일 수도 있지만, 융합적이고 다학문적인 연구를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이게 공부보다도 더 중요한 것도 같아요. 표현이 좀 초등학생스럽지만, 친구를 많이 만드는 거요. 지금은 입학 동기들 그리고 랩세미나에서 만난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신입생 환영회때 잠시 드럼 퍼포먼스를 보여주셨잖아요, 혹시 예전에 밴드 활동을 하신 적이 있는지.

아… 퍼포먼스라고 할 것까지는 없고, 드럼이 있길래 그냥 두드렸는데 이렇게 얘기가 나오니 참 부끄럽네요. 대학교 다닐 때 한 2년정도 밴드 활동을 했었어요. 그 때에는 학교나 외부에서 공연도 했었고요, 역시나 어릴 때에는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해보는 ‘지금 안 해보면 계속 못할 것 같은 일’ 중의 하나였죠. 지금은 연습이나 연주를 할 시간이 없지만, CT에는 다양한 경험과 재능을 지닌 사람들이 많으니, 함께 밴드라도 할 수 있으면 그것도 참 좋겠네요.

 

진부한 질문 하나 해볼게요. 취미는 뭔가요?

취미는 일기 쓰기입니다. 이건 정말로 시간이 지날수록 소중한 취미인 것 같아요. 백지를 띄워놓고 키보드에 손을 올리면 마음이 편해지죠.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 같은 것이기도 하고요. 남에게 보여주지 않는 일기도 물론 쓰고, 또 생활문 같은 것을 써서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합니다. 가끔은 예전의 서기슬들이 나에게로 보내 온 편지를 읽는 기분이에요. 지칠 때에 읽으면 위로를 받고, 긍정적인 기운을 받습니다. 일종의 셀프 힐링이에요. 온라인에 일기를 올리면 지인들이 종종 와서 읽는데, 내가 요즘 생각하는 것에 대해 가까운 사람과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좋지요. 고등학교 때부터 써왔는데 작년에 세었을 때 1100편이 넘었더라고요. 이 인터뷰도 일기 대신으로 저장해두어야겠네요. 우습고 부끄러울 수도 있어도, 이렇게 나에 대한 글은 나중에 다시 읽으면 재미있고 또 느끼는 게 있거든요.

 

졸업 후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모든 연구자들의 희망이겠지만, 제 분야인 뉴미디어에 있어서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죠.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 모든 박사과정 학생들의 목표 아닐까요. 미디어의 게임화와 동기부여에 대해서라면 국내에서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요. 너무 뜬구름 잡는 이야기인가요? 우선 희망사항이지만 ‘신제품 기획’ 분야의 컨설턴트나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졸업 직후에는 가능한 ‘일’보다는 ‘연구’를 하는 일을 하고 싶고요.

 

앞으로 CT Press에서 보고 싶은 기사나 내용이 있다면.

아무래도 CT 구성원들에 대한 인터뷰가 가장 기대되고요, 각 랩별 연구에 대한 소개 같은 것도 더 자세하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름의 언론으로서의 역할이라면, CT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대신할 수 있는 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내 언론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성격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게임이나 영상 매체의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효과라던가, 우리의 연구 분야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럴 때에 투고를 하거나 인터뷰를 통해 구성원들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면 멋질 것 같아요.

 

 

문지원 기자

moon.jiwon@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