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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CT밖 CT이야기] 2013 아티언스 주간

October.2013 No Comment

Art + Science = Artience 아티언스 프로젝트

(재)대전문화재단이 2011년도 대전특화 문화예술 프로젝트로 야심차게 시작했던 아티언스 프로젝트가 올해 3회째 진행되었다. 과정과 결과물들을 한데 모아 융복합예술에 대해 시민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고 함께하는 장으로, 9월 6일(금)부터 9월 10일(화)까지 엑스포 시민광장을 비롯한 대전 일원에서 아티언스 주간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번 아티언스 주간 프로그램은 ‘공존’이라는 하나의 대주제를 가지고 기획되었다. 본고에서는 개막공연 및 레지던시 작품, 공모전 작품 전시를 통해 소개된 다양한 융복합 결과물을 살펴보고 대중들에게 아직은 낯설게 느껴지는 이러한 공연과 작품들은 어떤 측면에서 예술과 과학의 결합이며, 우리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그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개막식 및 개막공연 <공존의 축제>

2013 아티언스 주간의 개막식 및 개막공연은 9월 6일(금) 오후 8시 대전엑스포 시민광장 무빙쉘터 공연장에서 열렸다. 처음에는 다소 관객석이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차츰 시간이 흐르자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전 시민들이 공연장을 찾아와 성황리에 진행될 수 있었다. 거문고팩토리, 신치림, 페퍼톤스의 축하공연의 열기는 대전지역에서 쉽게 만끽하기 어려운 열렬한 호응이 함께하는 무대였으며 아티언스의 주제를 담은 두 공연 역시 인상 깊었다. 어떠한 공연이었는지 좀 더 들여다보자.

 

한밭북춤(테크노북춤) : 창조와 번영

산신령을 연상케하는 좌측 상단 무대의 북치는 사람, 우주복 차림의 안무가들과 유독 눈에 띄는 독특한 색깔 옷의 주인공이 돋보였던 오프닝 공연은 대전시립무용단이 제 55회 정기공연 ‘다섯 그리고 하나 II’에서 선보였던 한밭북춤이었다. 천문과학 테마를 북 예술에 접목시켜 과학도시 대전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천문과학자들이 우주의 생태와 별의 움직임을 관측하고 미래로 향하는 몸짓을 나타내고 있다.

대전시립무용단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병옥 무용평론가, 용인대 명예교수의 감상평을 빌려본다

“한밭북춤은 대전 대덕단지와 과학엑스포를 지낸 현대사를 조명하듯이 레이저 불빛과 함께 펼쳐진 브레이크댄스의 로봇춤과 대고의 모듬 북춤의 절묘한 만남에서 신바람, 사이키조명, 전자음향 등으로 어린 세대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오감을 자극하는 무대였다. 흰 실험복을 입은 과학자와 꼬마 로봇 역할로 똘망똘망하게 배역춤을 충실히 수행한 캐릭터 주역에 특히 갈채가 모아졌다.”

개인적으로는 활발한 무대와 어우러지며 입체적으로 투사된 특수 조명이 인상깊었음과 동시에 일부 과도하게 관객의 눈부심을 유발하는 조명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과학의 도시 대전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각인하는 눈부신 춤의 향연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표현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의 Science가 더욱 부각되는 무대가 개발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들었다.

 

 

공존의 합창단 : 향수, 희망의 나라로

이번 아티언스 공연만을 위해 대전문화재단, 쉘터 스튜디오, LP사운드가 함께 제작하고, 대전시립합창단, 대전시민합창단, 테너 강연종이 참여하여 선보인 이 무대에서는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단원들의 목소리가 한데 모여 무대 위의 테너가 함께 하나의 공연을 완성하였다. 이러한 형태의 합창은 에릭 휘테커의 가상합창단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1년 유투브를 통해 게시되고 TED 강연에서 스카이프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도 했던 가상합창 무대를 엑스포시민광장 무빙쉘터와 같은 넓은 공연장에서 접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다만 실시간으로 구현된 무대였는지 아닌지 언급이 없었고 실제로 판단할 수가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라이브 무대가 갖는 역동성을 살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디자인한다면 더욱 멋진 무대를 연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공간을 뛰어넘어 실시간으로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 공연은 문화기술대학원 구본철 교수님의 연구분야이기도 하다.

 


 

프로젝트리뷰 2013 – 대전예술과학레지던시 리포트 <공존>

<프로젝트리뷰 2013 – 공존>은 대전문화재단과 대전시립미술관이 공동주관하고 한국기계연구원과 협력하여 진행한 대전예술과학레지던시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로서, 미디어 아티스트 5인과 소설가 1인의 예술과학 융복합작업을 보여주었다. 그 중에서 한국기계연구원에 4개월 간 입주하여 과학자들과 직접적으로 교류하며 창조적 영감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들을 반영한 박형준, 한승구 작가의 작품을 소개해본다.

 

Drift, drop, disappear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형준은 기술화된 시대에서 인간의 신체와 영혼을 주된 관심사로 작업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레지던시 입주당시 나노자연모사연구실의 연구 테마인 물을 중심으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기술적 태도와 그 의미에 대한 사유를 유도하려 한다. 이 작품은 총 6개의 설치작업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수증기가 액화되어 물이 되고 다시 기화되어 수증기가 되는 물리적 상태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작업에 접근하였다. 시각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공기 중에 존재 하는 수증기 입자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인 상상과 이에 대한 영감을 바탕으로 작업을 내러티브한 설치 방법으로 풀어 나갔다. 수면위로 드러난 나뭇가지 형태가 그곳에 늘 존재하지만 금방이라도 눈에 보이지 않을 듯한 수증기의 감성을 형상화한 듯하여 인상 깊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한승구는 전통적인 조각과 설치작업을 통해서 자아와 실존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가에서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커뮤니케이션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인터렉션 설치작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작가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나의 특수성과 나와 다른 것의 융합을 통해 차이를 인정한 자아들이 더욱 빛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공존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작품의 진척에 따른 설계도면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던 작품이었다.

 

 

아티언스 아이디어 피플 공모전 우수작 및 캠프 작품전 <공존-인간의 자리>

2013년 4월부터 진행한 <아티언스 아이디어 피플 공모전>에서 선정된 우수작품들이 9월 6일부터 일주일간 우연갤러리에 전시되었다.

좌측은 한민희의 ‘미디어 플랑크톤’이라는 작품으로, 어엿하게 존재하고 있지만 쉽게 지각하기 힘든 가상세계와 심해의 유사성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미디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지만 그 너머에 큰 생명력과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심해와 같이 가상세계 또한 연구하며 상생해야 할 유기체와 같은 존재로 여기고자 하는 것이 작가의 메시지이다.

 

 

2013 봄 문화기술론 최종 프로젝트로 선보였었던 웨어러블 컴퓨팅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물속공간에서의 퍼포먼스 필름 또한 이곳에서 상영되었다. 김윤성, 김예진, 서상원의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은 필립 K.딕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 지구에서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세계를 물밖과 물속이라는 무대 공간으로 나누어 현대무용의 형식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사랑과 욕망의 몸짓을 통해 진짜와 복제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두 존재 간의 공존을 형상화 하고자 한 작품이다.

 

이 외의 여러 작품들과 함께 카이스트 창의학습관에서 진행된 문화예술교육캠프의 결과물 역시 함께 전시되었다. 총 3회에 걸쳐 진행된 이번 아티언스 캠프에서는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개성이 전혀 다른 친구들이 모여 공존하는 우리 모둠’이라는 소재를 LED와 광섬유, 그리고 다양한 자연재료를 이용하여 꽃으로 표현하게 하고 다양성이 모여 조화로운 꽃 화원을 이루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브레드보드를 이용한 LED조명 제어 등을 실습하며 미디어 아트라는 분야를 접해보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공존(共存) – 함께 존재하는 세상에서의 인간의 자리

(Coexistence- Where we are as Human-being)

지금까지 공존이라는 하나의 큰 주제를 가지고 전시된 아티언스의 융복합 작품들을 살펴보았다.공연, 전시. 포럼,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진행되었기에 본인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별하여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던 반면 콘텐츠 전체를 한데 모아 즐기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다소 뿔뿔이 흩어진 느낌을 주는 프로그램들을 Pervasive Game과 같은 방식으로 개선시켜 기획한다면 긴 일정과 넓은 대전 지역을 아우르는 ‘아티언스 주간’이라는 테마를 보다 부각시키고 많은 시민들이 효과적으로 체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티언스는 대전의 과학인프라를 적극 활용하여 예술과 과학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더 나아가 장르와 분야를 뛰어넘은 창조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하나의 주제를 통해 중대한 사안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는 인간과 자연, 인간과 과학기술, 인간과 인간 이러한 세 관계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것들과의 문제와 가치, 또 이를 통한 공존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허물고 기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인간 중심에서 다시 자연과 상생하기 위한 우리의 태도는 무엇인지,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볼 것을 권한다.

 

 

최준엽 기자 elongate@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