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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인 따라잡기] 졸업생 탐방: 삼성전자 이사무엘 동문

November.2013 No Comment

“CT인 따라잡기: 졸업생 탐방” 코너의 두 번째 주인공은 삼성전자 상품기획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사무엘 동문이다. 이 동문은 AIM랩에서 여운승 교수님의 지도하에 “창의적이고 인터랙티브한 음악 제작을 위한 온라인 맵 인터페이스에 대한 연구(Online Map Interface for Creative and Interactive Music-Making)” 라는 논문으로 2011년에 석사학위를 받았다. 해당 연구에서는 위치 기반 데이터를 음악의 새로운 표현방법으로 사용했는데, 이 동문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interaction design을 활용했다고 한다.
이사무엘 동문은 작년에 삼성전자에 UX 디자이너로 채용되어, 현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기획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팀은 세계적인 삼성전자 평판 TV를 개발한 팀이며,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스마트TV 등을 기획하는 부서로 유명하다. 이 동문의 구체적인 업무는 UX(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분야에 대응하고 소통하는 채널을 담당하는 것이라고 한다. UX·UI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 기타 단말기를 쉽고 편리하게 다룰 수 있는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ser Interface)를 개발하고, 더 나아가 보다 총괄적인 개념으로 하나의 제품군을 만들어 내는 UX 디자인을 담당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대다수의 UX·UI 디자이너 입사동기들이 미술만을 전공한 것과 달리, 이사무엘 동문은 학부에서 미디어학을, 그리고 석사 때 문화기술학을 전공하여 문화와 기술 전반을 아우르는 사고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품기획팀에 배속되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분야의 특성상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추어야 실무를 잘 진행시킬 수 있는 회사인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의 인문과 공학, 그리고 예술을 아우르는 융합적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동문은 개인적으로 대학원에서 처음으로 참여한 프로젝트인 “문화기술프로젝트” 수업을 가장 인상 깊다고 꼽았는데,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원들과 처음 모여 아이디어를 낼 때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이토록 다를 수 있구나”라는 것을 생생하게 느꼈다고 한다. 그가 속했던 팀에서는 “The Road”라는 코맥 맥카시의 소설을 모티브로 “ROR” 이라는 작은 로봇을 만들었는데, 소설의 주인공들이 큰 재앙을 겪은 지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살아갈 수 있는 곳이라는 마지막 희망을 향해 여정을 떠나듯이 주변을 탐색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얻는 데이터를 통해 로봇이 처한 상황을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구절을 소설 속에서 찾아 트위팅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는 “로봇의 ‘로’자도 모르는 네 사람이 호기롭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점,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 많은 이들의 걱정을 불식시키고 로봇이 탄생하여 우리의 아이디어를 하나의 ‘실체’로 만들어낸 그 과정이 의미 깊었다”며, “인문사회과학을 전공하고 문화기술대학원에 입학한 학생들도 재학 중에 기술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하였다.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그것을 구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즉 행동하는 것의 중요성이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배운 가장 큰 부분이라는 것이다.

 

이 동문은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연구실 생활을 하면서 기본적인 연구활동 외에 INDAF, SEMI Studio, Resonation등 다양한 전시와 공연들도 경험했는데, 그 시절을 “많이 부족했고, 융합이 뭔지, 문화기술이 뭔지 어떠한 방향을 가지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른 채 지난 버린 시절이었던 것 같아 정말 아쉬움이 남지만, 그러한 어설픈 도전일지라도 꿈꾸고 시도하고 부딪히고 또 달려가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CT인들인 것 같아요”라고 회상하였다. 그런 시간과 경험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배우고 서로 다른 관점에서 오는 참신함과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으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그것을 풀어가는 방법론 등을 다른 팀들과 비교해 보는 것도 즐거웠다고 한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들, 특히 이때 개발했던 논리, 기술적인 지식과 문화에 대한 이해는 현재 기획파트의 실무와 직결된다고 한다. 사회생활을 해 보니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누누이 들었던 “T” 자형 인재, 즉 모든 것을 다 잘하고, 그 중에 특출난 하나의 전문 분야를 가진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최근 삼성전자는 UX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획단계에서부터 UX를 고민하려는 목적으로 상품기획팀에도 UX·UI 디자이너를 배속했다. 하지만 UX 전공자라는 개념이 아직까지 회사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명확하지 않아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미술전공자로서 입사한 뒤 UX 분야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UX 디자이너 채용에서도 산업공학을 전공한 한 사원과 문화기술학을 전공한 이사무엘 동문만이 미술 비전공자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공채시스템에서는 학력이나 나이 등이 블라인드 처리되고 인성과 임원면접 단계에서만 공개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UX 디자이너의 업무가 융합적인 지식과 사고방식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기술대학원생들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자리라 생각된다.

사진: 지난 겨울, 네팔에서

이사무엘 동문은 석사 졸업 후 2년 정도 네팔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는 특이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석사졸업 할 무렵 나이에 대한 압박감과 커리어의 단절 등 취직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후에는 다른 나라에 장기간 거주하며 봉사활동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큰 결단을 내려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왔던 네팔로의 선교봉사활동을 떠났다고 한다. 결과는, 후회없는 선택이었다고 한다. 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문화를 넘어선 넓은 개념으로서의 “문화”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사고의 폭을 넓혀 현재 하고 있는 일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문화의 하나로서 “기술”의 중요성을 느낀 것도 그 중 하나인데, 무선랜이나 고속인터넷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네팔에서도 사람들이 서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의 소비를 발생시키며 더 큰 시장 체계와도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애플사의 영향으로 UX의 중요성을 누구나 깨닫고 있지만 아직 그것의 실체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데, 네팔에서 보낸 시간은 UX를 이러한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깨닫게 해주었다는 것이다.마지막으로 이 동문은 “동기들과 CT선후배들과 5월의 잔디밭에서 어울리던 시간들, 연구실을 빠져 나와 야식을 먹으러 갈 때 느끼던 밤공기, 함께 이런저런 이유로 고민하고 또 고민하던 그 시간들이 그립다”고 하며 CT 학생들에게 한껏 누리기를 바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김근영 기자 keuny@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