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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인 따라잡기] 졸업생 탐방 : 이학수 동문

January.2014 No Comment

“CT인 따라잡기: 졸업생 탐방”의 네 번째 주인공은 이학수 동문으로, 올 해 초 졸업한 후 안바도 비디오(anbado.com)라는 스타트업을 만들어 “모닥TV”라는 “interactive-social video”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학수 동문은 2013년 도영임 교수와 차미영 교수의 지도하에 “Enhancing learner`s emotional engagement through a gameful interface in E-learning systems (E-learning에서 게임화 인터페이스를 이용한 학습자의 감정이입 향상)”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창업하여 제품화한 모닥TV 서비스는 대학원 재학 시절부터의 아이디어를 학습을 통하여 논문화하고 현실화 단계로까지 이끌어갔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림. 안바도 비디오 로고(상), 모닥 TV(하)

이학수 동문은 학부 때 전공인 컴퓨터 공학을 바탕으로 하여 인공지능과 인터랙티브 미디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학부 재학시절에는 대기업에서 인턴으로 활동하고 다른 나라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기도 하는 등 컴퓨터 공학도로의 경험을 쌓아갔다. 컴퓨터 공학을 매우 좋아했지만, 삶의 문제들을 기술만으로 풀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어느 순간부터 점점 마음 속에서 커져갔다고 한다. 그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배워온 영역과 다른 영역과의 접점을 찾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문화기술대학원을 알게 되어, 2011년 석사과정으로 입학한다. 문화기술대학원은 그가 기존에 쌓았던 컴퓨터 공학의 지식을 잘 응용하여, 그때부터 많은 관심을 가졌던 공학 지식의 실제사용과 현실적용을 가능하게 하는 터전을 제공하였다.
CT 재학시절 여러 수업을 통한 학습과 경험은 지금까지도 그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두 번째 학기에 “가상세계”라고 하는 수업을 수강하였는데, 팀원들과의 협동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영어단어학습용 게임을 만든 후, 근처 초등학교에서 실험 테스트를 진행한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날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을 보고 “오늘 내가 누군가의 눈을 반짝이게 했다”는 설레임을 느꼈다고 한다. 이때의 느낌은 지금까지도 강렬하게 남아 그가 일을 추진해나가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팀원들과 함께 한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의 가치를 전달하였다는 것이 너무도 의미 있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문화기술프로젝트” 수업에서는 팀원들과 클레이 애니메이션과 모션센서인 키넥트를 연결하여 작업을 하였는데, 이는 CT 데모데이와 대전의 갤러리인 ‘Space SSEE’에서의 전시로 이어졌다. 그는 자신이 만든 작품이 다른 사람의 발길을 잡아끌고 재미있게 반응하도록 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아주 행복했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지도교수님의 학생으로 여러 경험을 함께한 최원규 학우 역시 창업의 길을 걷고 있음을 이야기하며 웃음지었다. 지금은 제주도에 있어서 어렵겠지만 언젠가 꼭 CT Press의 인터뷰 대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그림. 클레이 애니메이션과 키넥트를 연결한 ‘야미’(상), 영어단어 학습 게임의 사용자 테스트 (하). 이학수 동문은 두가지 경험 모두 팀원들과 함께 만든 가치있는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가, 그리고 내가 하는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물음을 만드는” 그의 학창생활은 석사 2년차에서도 끊이지 않고 지속되었다. 이때에는 CT Library 조교를 하며 오디오 팟캐스트 서비스를 처음으로 기획하였다. 이 일은 직접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기획서를 작성하여 지도교수와 원장의 허가를 받아서 시작할 정도로 그가 열정을 가지고 벌인 일이었다. 하지만 처음에 팟캐스트를 하겠다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농담인 줄 알았다고. 농담같았던 그 계획은 도영임 교수의 전폭적인 도움에 힘입어 실행으로 옮겨진다.
이때의 경험에 대해 이학수 동문은 “열정은 있었지만 막상 하려고 하니 어설프기 그지없었다”고 표현하였다. 팟캐스트는 이삼 주에 한번씩 방송하였는데, 경험이 없어서 첫녹음 때에는 스마트폰 하나만을 이용하다가 잡음이 많이 들어가기도 했고, 이후에는 녹음 도중 파일이 모두 삭제되어버리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한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게스트도 초대하게 되었고, 이후 AIM랩에서 사용하는 마이크를 빌려서 사용하는 등 제대로 된 장비를 동원하여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CT Library 행사로 영화 시사회도 열고 신입생 환영회를 공연과 연계시키는 등 그는 새로운 시도를 통한 활발한 활동을 지속하였다.

그림. 이학수 동문이 시도했던 팟캐스트(상) 그리고 2012년 9월 신입생 환영회(하)

이 과정을 통하여 이학수 동문이 얻을 수 있었던 무엇보다 소중한 경험은,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 특히 다양한 CT인들로부터 받은 영향과 새로운 가치들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공학도인 자신과 달리, 책의 본질을 “종이”에 두는 아날로그적인 사람들 등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의미 깊었는데, 사람이 가진 다양한 감각이나 보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고, 이를 통해 느낀 바가 매우 많다고 한다. 컴퓨터 공학도로서는 “(기술을 통한) 최적화”라고 하는 것이 키워드였는데, 이것이 과연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가, 그리고 삶의 영역에서는 “최적화”란 과연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어떤 기준에서의 최적화인가 등에 대한 궁금함과 끊임없는 질문들로 문제의식은 발전되어 나아갔다. 그러한 고민들 속에서 삶의 문제에 대해 insight를 주는 것은 결국 “사람”이 아닐까 생각도 하게 되었다고 한다.
3학기가 끝난 방학 기간은 석사과정 학생에게 있어 중요한 시기이다.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해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원 생활이 매우 즐거웠지만 학교 밖으로 나가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현재의 진로를 결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이학수 동문은 2010년 학부를 졸업하던 해를 떠올렸다. “스타트업을 진로로 선택하는 데에는 CT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면서, 학부를 졸업하고 CT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취업을 했다면 아마도 더 기술적인 일을 하고 있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창업을 진로로 결정한 그의 결심은 지식경제부의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SW maestro 과정에 들어가며 더욱 날개를 달게 되었다. 현재 비전을 공유하는 팀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만나게 되었고, 비전에 대한 현실화를 실행력있는 개발자들과 함께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창업은 졸업한 이후인 2013년에 이루어졌는데, SW maestro에서 개발자들을 위해 마련해 준 공간에서 만나게 된 이들을 설득해서 그들 두 명과 함께 기획서를 작성하였다. 이 기획서를 기술 개발을 지원해주는 정부사업에 제출하였고 개인 전문가 그룹 자격으로 지원을 받게 되었다. 지금 현재는 팀원이 늘어나 현재는 7명에 다다르게 되었으며, 지원받았던 정부 사업에서 우수과제 선정, SK telecom의 공모전에서의 수상 등 점차적으로 성과들을 거두고 있다


그림. ‘안바도 비디오’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밟고 있는 이학수 동문

현재 안바도 비디오가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를 보면 그가 대학원에서 가지고 있었던 물음이 녹아들어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기술과 게임의 문법을 통해서 사람들을 비디오에 더 감정이입 시키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그의 석사 논문에서의 질문은 안바도 비디오 팀의 미션 – “우리는 비디오 위에 사람들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 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학수 동문은 오늘날의 미디어 패러다임은 디지털 기술의 진화에 바탕을 두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참여와 공유에 대한 요구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현실 속에서 반영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유니크하다는 것”, “only one”이라는 것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Interactive-social video 분야에서 “우리의 유니크한 비전을 달성하는데 있어서만은 우리가 가장 잘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림. 사용자가 원하는 위치에 생각을 남길 수 있게 하려는 modac.tv

이학수 동문은 학교 밖에서의 기술 변화 속도가 학교가 받아들이는 것보다 더 빠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에 비해 대학원의 장점은 생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mission과 vision을 확립시켜줄 수 있는 토양이라는 것이고, 학교가 이러한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라고 해도 CT로 돌아가겠다고 할 정도로 학창시절의 실패 경험까지도 지금까지 큰 도움이 되는 자산으로 꼽고 있다. 그는 대학원 시절을 되돌아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언제나 잘되거나 한 것은 물론 아니었습니다. 예컨대 라이브러리 조교를 할 때 영상회를 했었는데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았어요. 영상자료를 빌려주신 분께 죄송할 정도로요. 그리고 마지막 학기에 논문을 참 열심히 썼거든요? 많이 고민하면서 생각을 잘 풀어내고 싶어서요. 그러면 해피엔딩으로 끝났을 것 같잖아요?(웃음) 하지만 저는 졸업 직전에 제가 목표로 여기던 좋은 학회에 논문을 냈다가 보기좋게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피드백에 너무나 부끄러워져서, 그 문장들에 눈길을 다시 두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를 책망한 적도 있었죠. 사실 그 때 정리했던 생각들은 제가 지금도 풀고 있는 화두인데, 지금은 그때의 그 혹평에 눈을 마주칠 수 있어요. 그 화두를 그 때보다는 더 풀었다는 것을 느끼거든요. 그러니까 뭐랄까… 저는 대학원에서 언제나 홈런을 치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냥 계속 뭔가를 해나가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렇게 조금씩은 더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저에게는 대학원에서 성취들, 제 어설펐던 시도들, 시행착오들까지 큰 의미가 있어요. 그 경험들은 지금도 저에게 매우 많은 영향을 주고 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작년 이맘때는 스타트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없이 막막했어요. 그때의 저에게 전하고 싶어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보다도 더 재밌게 해나갈 수 있을거라고요. 그리고 이 말을 저희 대학원 친구들에게도 하고 싶어요. 꼭 스타트업같은게 아니라도 불확실성이 높은 것을 하다보면 걱정하게 되기 쉬우니까. 그래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멋진 걸 하고 계신거고 잘 해나가실 수 있을거라고요.“

김근영 기자
keuny@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