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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만나다] 개성이 톡톡 넘치는 박사과정 김익환 학우

May.2014 No Comment

이번 CT 만나다에서는 VR에서의 조경, 경관을 연구중인 김익환 박사과정 학생을 만나보았습니다. 뚜렷한 연구방향을 가진 연구자적은 성격 뿐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자신있게 표현하는 개성있는 학생이여서 더욱 뜻깊은 인터뷰가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만나볼까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문화기술대학원 박사과정 2학기차로 재학 중인 김익환이라고 합니다. 학부는 경희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석사과정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에서 수학을 하고 이 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공부하신 ‘조경’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려요.

학부 때 소속되었던 조경학과는 타 학교의 조경학과와는 달리 예술디자인학부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흔히 ‘조경’이라고 하면 나무랑 풀 심는 학과 아니냐는 말들을 듣게 되는데, 서울 숲, 청계천, 공공 공원의 설계, 또는 아파트 안의 정원의 설계 등 이런 부분의 통합적인 외부공간설계에 대한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런 공부와 관련해서 실기공부 및 인턴활동도 하였고요.

석사 때는 ‘경관학’을 전공하시는 교수님의 지도를 받게 되었습니다. 경관학은 조경학과는 달리 실제로 설계를 진행하기 보다는, 기존에 있는 생태 경관, 자연 인공 경관이 왜 그런 경관을 지니게 되었는지 인문학적인 분석을 한다거나, 미학적으로 어떤 경관이 가장 아름답고, 어떻게 관리, 조직을 해야 사용자로 하여금 최대한 만족감과 미적 쾌감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해 연구하는, 그런 한층 더 큰 폭의 학문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석사 연구방향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조경이라는 학문의 최초의 모델은 ‘에덴동산’입니다. 이는 낙원, 유토피아를 묘사한 최초의 공간이었는데, 우리가 지금 즐기는 공원들도 결국 따지고 보면 그러한 유토피아로의 회귀를 상징하는 공간들입니다. 흔히들 알고 계시는 공원의 모습을 제공하는 Picturesque 양식이 더더욱 그러하고요. 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이데아의 반사체와 같이, 낙원의 그림자에 불과했죠. 시간적인 문제부터 법적인 문제, 환경, 경제 등등 많은 현실적인 제약이 낙원을 구성하고픈 조경에게 한계를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생각한 부분은, VR공간이야말로 이데아, 유토피아를 표현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많은 매체들, 소설이나 그림, 영화 등에서 그러한 시도들이 많았으나, VR공간은 Interaction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토피아의 그림자가 아닌 유토피아 그 자체를 설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지요. 그래서 이 부분을 지도교수님과 이야기 했었고, 그 분께서는 지금까지 그런 시도가 없었던 만큼, 박사까지 연구를 한다면, 석사는 우선 VR에서의 조경에서 활용하는 공간설계 방법론이 VR 구성에 적용이 가능한지부터, 그 단계적인 실험 논문을 써보라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동시에 교수님께서는 기존에 있던 유명한 가상공간을 선정해서 VR에 재현을 해보는 것으로 시작해보라고 말씀해주셨지요. 이에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VR에 구현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해당 작품의 공간, 경관 구도, 오브제를 분석을 하고, 실제로 ‘안평대군이 꿈속에서 거느렸을 법한 땅은 실제 이러한 모습일 것이다’라고 실사의 느낌으로 VR에 적용시켜서 재현하였습니다. 그간 배워왔던 경관, 조경설계의 기법을 적용시켰죠. 운이 좋게도 교수님들과 학계에서 호응을 받을 수 있었으며, 한국조경학회에서 주관한 학술대회에서 학생부분 최우수 논문상 그리고 학회선정 그 해 최우수 졸업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부분을 이어서 하기 위해서 CT를 오게 되었다고 생각되는데, CT를 생각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

원래 조경분야는 실용학문이기 때문에, 최소 3-4년의 실무경력을 마쳐야 박사과정으로 진학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석사교수님께서 주제가 참신한 만큼 빨리 박사로 진학을 해서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그 중에 알아본 곳이 하버드 GSD(Graduate School of Design)였습니다. 그 곳에 직접 찾아가서 인터뷰를 했었지만 들었던 이야기는 ‘당신의 논문은 Cutting-Edge에 서 있고, 특히나 하고자 하는 바가 기술이지 디자인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반대로 MIT에서는 ‘이건 디자인이지 기술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어요. 사실 이 때 약간 좌절을 했었지만, 운이 좋게도, CT Demoday에 참석했었고, 그 때 지금 지도교수님이신 이지현 교수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잘 아시다시피 이렇게 CT에 들어와서 연구를 하게 된 거고요. 사랑합니다, 교수님.

 

그렇다면 지금 하고 계시는 연구분야기 기술과 디자인 사이에 어느 쪽에 더 가깝게 위치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저는 기본적으로는 제가 하고 있는 분야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디자인의 활동영역이 VR 또는 IT로 확장된 만큼, 이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며, 역시 제가 하고자 하는 바 또한 그 사이에서 걷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추구하는 것 중 하나가 VR속의 공간설계에서 절대적인, 미학적 비율을 찾아낼 수 있다면, 가장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분야게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사양과 노력만으로도 검증된 Quality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디자인적 솔루션이라고 생각됩니다.

 

CT에서의 장점과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아쉬운 점이라면, 저 뿐만이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연구 영역에 한계를 느끼고 각지에서 모여있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공통점을 찾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융합이라는 정서에 대해서는 똑같이 느끼고 왔지만, 할 수 있는 능력 또는 가능성이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융합을 주장하는 것은 그만큼 융합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각자의 분야에서의 최첨단의 기법, 방법론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힘든 점은 동조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저를 예로 들자면, 제가 만약 조경학과로 진학을 했다면 같은 분야를 공유할 수 있는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많은 교수님들께 관련된 코멘트를 많이 받을 수 있었겠지만, CT 같은 경우는 외로운 투쟁의 연속이라는 점이지요. 심지어 협업자가 아니라 경쟁자만 있어도 큰 힘이 될 텐데, 그런 경쟁자조차 없기 때문에, 나 스스로가 나태해지거나 태만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항상 듭니다. 또한 반대로 페이스 오버가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마라톤을 예로 들자면, 옆이나 앞뒤로 누군가가 같이 달리기 때문에 이를 보며 자신의 페이스 조절이 가능하지요. 허나 여기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100미터 전력질주를 하듯이 홀로 연구를 하기 쉽습니다. 그러다가는 아무래도 금방 지치거나, 연구 주제에 대한 회의감이 들거나 심하면 자괴감마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이건 연구라는 것이 제 아무리 협업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결국 마지막에는 혼자 싸우는 투쟁인 만큼 제가 어디에 있든 감수해야 할 부분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불편은 있지만 불만이 있진 않습니다.

두번째로, 단순히 교수님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학생들끼리 모여서 뭔가를 해보고 싶어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물론 있지만) 상대적으로 드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특정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마음 맞는 사람끼리 모여서 개발하거나, 공부하는 그런 문화 자체가 조금은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또한, 이를 위한 실험공간, 스터디 공간이 확충되면 더 좋지 않을까 하고도 조심스럽게 생각해보았습니다.

 

CT에서 외적으로 활동하는 분야가 있다면?

지난 학기 세미나에서 강연을 해주신 XL GAMES 송재경 대표님과 인연이 닿아서, 현재 게임회사에서 컨설팅, 자문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 내에서 작업했던 VR, 게임 상에서의 공간 계획에 관련하여, 제가 연구하는 경관, 조경의 미학적인 입장에서 수정을 해드리고, 종종 강의를 진행을 하기도 합니다. 작업자 분들이 이를 바탕으로 다시 작업을 진행하여 보다 설득력있는 공간설계가 진행이 되고 있고요.

 

송재경 대표님하고는 어떻게 인연이 닿게 되었는지? 나름대로의 컨택의 노하우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컨택을 위해서는 ‘약간 과감하고 무식하게’ 달려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매너와 예의는 언제나 중요하지만, 그것 때문에 심하게 주저하게 된다면, 될 일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컨택에서는 제일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은 직접 찾아가서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정말 굵고 담백한 모습으로 진심으로 표하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럼 어떻게든 도움을 받게 됩니다. 송재경 대표님께는 세미나를 마치고 찾아가서 저를 알리고 이러한 분야에 관심이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뒤 회사에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었고요. 이야기가 다행히 잘 전달되어 같이 일을 하게 되는 기회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너무 무식하고 주먹구구식이 아니냐, 무모하다- 이런 반응을 보이실 분도 물론 계실 텐데요. 이런 행동이 무모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평소에 스스로 준비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물고기가 언제 모습을 드러낼지는 몰라요, 그런 만큼 뱃머리에서는 항상 작살을 던질 수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물고기가 나타나면, 조금의 주저함 없이 몸을 날려서 작살을 던질 수 있는, 그런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연구방향 계획? 학생들이랑 공유했으면 하는 아이디어?

저는 제가 연구한 분야와 경력들을 바탕으로 조경과 공간설계에 대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VR설계에 있어 좀더 손쉽고 효율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제가 탐하는 인생의 연구목표는 황금비라던가 금강비와 같이 실공간에서 쓰이는 절대적인 미적 비율이 아닌, VR에서 쓰일 수 있는 절대적인 공간 비율을 찾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박사 연구로는 많이 벅차겠지요. 꾸준히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다다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휴대폰 어플리케이션 게임 중에 ‘Monument Valley’라는 게임이 있습니다.(아이폰만 지원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게임 자체는 정말 간단, 단순한 그래픽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경관/ 공간미학적인 측면에서는 감탄할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처럼 단순한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경관미학적 쾌감을 사용자에게 줄 수 있는 어플레케이션 또는 심플한 시리어스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방법은 단순하지만 그 속에 내재된 메타포는 Serious한 것을 만들고 싶은 것이지요. 그 방법론으로는 기존의 공간설계 방법론에서 응용이 가능하고요. 이러한 시도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CT에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함께 연구하고 싶습니다(웃음)

 

평소에 즐겨 하는 것들이나 취미가 있다면?

저는 극한운동을 좋아합니다. 국토대장정을 네다섯번정도 했고,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자전거여행, 제주도, 지리산, 태백산 등의 설산 종주와 암벽등반도 즐겼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미국 외곽선을 따라 SUV를 타고 일주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한 극한적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물론 힘듭니다만, 그런 환경을 이겨내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말이지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이를 통합 즐거움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지요.

그리고 서바이벌 게임 역시 즐겨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주말마다 뛰었지만, 공부를 시작한 뒤로는 현실적으로 힘들고 일년에 한두번씩 크게 하고 있습니다. 보드게임도 즐겨 합니다. 심심할 때마다 충남대 앞 ‘메카’ 라는 보드 게임방에 오시면, 심심치 않게 저를 보실 수 있을 거에요(웃음). ‘Access & Alliance’ 라는 전쟁 게임 또는 스타워즈 미니어처 게임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티셔츠도 지금 스타워즈 옷을 입고 계신데, 스타워즈를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스타워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영화의 identity가 매우 초국가적이라는 점이에요. 우선 의상이라던가 대사 등은 서양인들이 갖는 동양에 대한 신비함, 즉 Oriental Fantasy를 적용하여 묘사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영화에서 묘사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force의 경우에는 동양에서의 ‘기(氣)’를 서구 사회의 시점으로 계측화하여 묘사한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동시에 영화의 줄거리는 전형적인 서부극이에요. 누가 봐도 나쁜 놈이 있고, 착한 놈들이 이에 맞섭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묘사되는 우주세대의 사회적 시스템은 봉건제도입니다. 연방이 있고, 적대적인 세력이 있으며, 군주와 기사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국가의 문화, 민족성, 특성을 모두 담아내려 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스타워즈를 싫어하는 지구인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타워즈는 진리에요.

그리고 그런 스타워즈에서 다스 베이더라는 캐릭터를 특히 좋아합니다. 출생은 미천했으나, 대성하는 과정에서 한 나라의 여왕을 사랑하다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여 복수를 꿈꾸는 악의 화신이 된다는 설정이, 물론 메타포와 클리세로 뒤범벅이 되기는 했지만, 다스베이더가 지닌 엄청난 능력이 정말 마음에 들었고, 특히나 디자인이 제일 멋있잖아요(웃음). 간지 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나 추천하고 싶은 컨텐츠가 있다면?

1.Monument Valley

아이폰 유저라면 꼭 다운받아 해보시길 권합니다. 4달러정도 하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금액이 전혀 아깝질 아니합니다. 평면에 묘사되는 불가능한 3차원 공간들, 일그러지는 계단이라던가, 영화 인셉션에서 묘사된 각종 패러독스들을 기반으로 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정적인 게임입니다. 그래픽도 화려하진 않지만 아주 아름답고 설득력을 넘어선, 호소력이 있어요.

 

2.Gun

학부생 때, 가장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이 무엇인가라는 과제를 진행했을 때, 연구한 분야가 총기 디자인입니다. 총이야말로 가장 NUI(Natural User Interface)적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총을 처음 보는 원주민이더라도 총을 쥐어주면, 자연스레 권총손잡이에 손을 쥐고 개머리판에 어깨를 댄다고 합니다. 총이라는 것은 지극히 대중적인 인원들에게 간단한 훈련으로 조작이 가능하게끔 하는 직관적인, NUI를 지니고 있어야 하며, 동시에 해당 장비가 사용되는 환경은 극단적으로 거친 만큼 내구성이라던가 공학적 신뢰도가 완벽하게 요구됩니다. 그런만큼 총기는 해당 시대의 가장 뛰어난, 첨단의 기술이 적용되기도 하고요. 물론 총이라는 것이 누군가를 해하기 위한 물건이라는 한계가 있어 그리 유쾌한 오브제는 아닙니다만, 그것의 디자인과 발전 과정 등을 살펴보면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The Force May Be With You!!

 

정승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