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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공명, 10년의 울림 : 2015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10주년 데모데이

November.2015 No Comment

지난 10월 22일, 가을 단풍이 완연한 카이스트 캠퍼스에서는 개원 10주년을 맞아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고 현재의 연구성과를 선보이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데모데이 (DEMODAY)’가 열렸다.

이번 ‘데모데이’에서는 특별히 개원 10주년을 기념하여 ‘공명 (RESONANCE), 10년의 울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전시 및 기념 행사가 이루어졌다. 이동만 문화기술대학원장은 기념사에서 ‘공명’이란 주제를 강조하면서, 사람과 사람의 공명, 예술과 과학의 공명 등, 다양한 학문의 융합이라는 미지의 목표를 두고 땀 흘렸던 지난 10년의 문화기술 개척사를 돌아보았다.

 


10주년 데모데이 공식 포스터(좌)와
전시장 복도에 설치된 타임라인과 졸업생들의 논문(우)

 

이 날엔 또한 문화계, 산업계, 학계의 명망 있는 인사들이 두루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박현욱 카이스트 교학부 총장과 윤정로 카이스트 인문사회융합과학대학 학장이 10주년 기념식에서 축하인사를 해주었고,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참석하여 문화기술과 엔터테인먼트산업 간의 산학협력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 밖에도 오병권 대전예술의전당 관장, 이상봉 대전시립미술관 관장, 고광희 한국문화기술연구소 소장, 한동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S.W콘텐츠연구소 소장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개원 10주년 ‘데모데이’를 축하해주었다.

 


10주년 기념사를 하는 이동만 문화기술대학원장(좌)과
좌중에 인사를 하는 이수만 회장(우)

 

‘데모데이’는 크게 다섯 가지 행사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먼저 오전에는 10주년 기념식이 있었고, 점심식사가 끝난 후 연구성과 전시 및 시연이 이루어졌으며, 각 연구실을 대표하여 교수님들의 연구성과 발표가 있었고, 모두 한자리에 모여 융합과 혁신에 관한 주제로 심도 있는 토크 콘서트를 벌였다. 그리고 끝으로 저녁식사와 함께 졸업생이 참석하는 홈커밍 파티와 공연이 진행되었다.

연구성과 전시 및 시연 행사는, ‘예술과 기술 (Art & Technology)’, ‘사람과 사람 (Human & Human)’, 그리고 ‘가상과 실제 (Reality & Virtuality)’라는 세 가지 소주제로 나뉘어 N25동 건물에서 관람자들의 투어 형태로 진행되었다.

첫째, ‘Art & Technology’ 주제관에서는 ‘음고 자동 추적/보정 및 스코어링 시스템 (Musica and Audio Computing Lab)’ 시연이 눈길을 끌었다. ‘음고 자동 추적 시스템’은 음악에서 가수의 목소리를 추출한 후, 그 표현 (음정, 밴딩, 바이브레이션)을 표시해주는데, 이를 따라 부르면서 사용자는 자신이 얼마나 정확하게 부르고 있는지를 점수를 통해 알 수 있었고, 가수들이 자주 사용하는 보컬 보정 기술 및 효과음을 실시간으로 사용할 수있었다.

또한, ‘자동 악보 추적 시스템’을 선보였는데, 이는 연주자가 현재 악보의 어떤 부분을 연주하는지 실시간으로 추적해주는 기술로서, 연주자는 악보를 넘길 필요가 없어지며, 감상자들에게는 악보와 함께 연주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으로 많은 눈길을 끌었다.

 


‘음고 자동 추적/보정 및 스코어링 시스템’을 설명하는 남주한 교수(좌)와
‘자동 악보 추적 시스템’ 전시(우)

 

둘째, ‘Human & Human’ 주제관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부모되기 : 청소년이 디지털 미디어와 함께 살아가는 법 (Serious Game Group)에 관한 연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형성된 건강정보 여론분석 (Social Computing Lab)에 관한 연구’, ‘테마공간 구성 요소 설계를 위한 룰 기반 디자인 시스템 (Information Based Design Lab)에 관한 연구’, ‘가정 내 New Display의 UX 디자인을 위한 시나리오 제작 (Communicative Interaction Lab)에 관한 연구’, ‘색각이상자들을 위한 감성색채변환 기술개발 연구’ 와 ‘소아치과 환자들의 스트레스 경감을 위한 캐릭터 활용 정서심리 어플리케이션에 관한 연구’ 등이 포스터와 함께 발표되었다.

 


‘Human & Human’ 전시실 입구(좌)와
박현욱 교학부 총장에게 연구성과를 설명하는 우성주 교수(우)

 

셋째, ‘가상과 실제 (Reality & Virtuality)’ 주제관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끈 시연은 ‘아바타를 매개로 한 원격현전 (Avatar-Mediated Telepresence / Motion Computing Lab)’ 연구였다. 이 연구는 가상 아바타를 통하여 공간적으로 떨어져있는 사람들이 마치 한 공간에 공존하는 것처럼 느끼며 교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술에 관한 것으로서, 사용자의 모션을 트래킹하여 ‘아이언맨’과 같은 가상의 아바타에 적용시키고 이를 현 공간에 있는 사용자의 HMD에 시각화하는 연구였다. 관람참여자는 직접 HMD를 착용하고, 그 가상세계 (공존 공간) 속에서 다른 공간에 떨어져 있는 사람의 아바타와 악수와 같은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는데, 관람참여자의 접촉에 따라 악수와 같은 행위가 보다 현존감 높게 구현되었다.

UVR 랩의 ‘HMD 기반 손-증강객체 상호작용’ 연구 또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원격사용자와의 공존감을 높여 원격 협업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는 이 연구는, 예를 들어 외국에 있는 의사와 함께 HMD를 통해 증강된 가상의 인간 장기 객체를 손으로 만지고 보며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아바타를 매개로 한 텔레프레젠스’를 시연하는 이성희 교수와 연구자(좌)와
HMD를 착용하고 손으로 증강된 가상객체를 만지는 시연을 하는 연구자(우)

 

또한 ‘미래극장실험실’에서 상영된 ‘스크린 X (Screen X)’ 기술은 관객에게 시각적으로 몰입화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극장의 전면 스크린 콘텐츠를 좌우 벽면으로 확장하는 멀티 프로젝션 기술로서 기존 극장 환경의 수정 없이 저가의 프로젝터만 추가로 설치하기 때문에 적은 제작비로 몰입을 구현하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은 콘텐츠 시연이 끝나고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앞으로 한류 콘텐츠의 제작 및 상영과 관련하여 협력을 모색하기로 하였다.

 


스크린 X의 시연 장면(좌)와
스크린 X의 활용방안에 대해 설명하는 대학원장(우)

 

이 날 데모데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이원재 교수 (문화기술대학원)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 콘서트였다. 이 행사에는 현재 프랑스에 체류 중인 원광연 문화기술대학원 초대 원장이 화상으로 참여하였고, 이건표 교수 (카이스트 산업디자인)와 김진우 교수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2015 ACMSIG CHI Conference General CoChair)가 토론자로 나섰다.

토크 콘서트의 첫 번째 주제는 ‘융합이란 무엇인가?’하는 질문이었다.

이건표 교수는 초창기 산업디자인과의 경우 다른 학과와 협동연구를 하는데 있어 디자인에 대한 편협한 인식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따랐는데, 문화기술대학원의 경우는 한 그릇 안에 여러 전공이 뒤섞여 있어서 거기서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어내고 교수들 간에 뜻을 모으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며 커다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광연 교수는 ‘융합’이라는 것을 따로 정의할 필요 없이, 모든 학문이 이미 융합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걸 추구하는 과정에서 융합이 이루어진다고 역설하였다. 학문에 있어 융합 없이 ‘자체 진화 (self evolution)’를 한 경우가 있었는가 라고 물으며, 융합은 수단이지 목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토크를 나누고 있는 이건표 교수(좌), 원광연 교수(스크린), 김진우 교수(중), 이원재 교수(우)

 

두 번째 토크의 주제는 ‘융합에 있어서 혁신이란 무엇인가?’하는 질문이었다.

이에 원광연 교수는, 아카데미아(academia)에서 혁신이 없는 학문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작은 혁신이 모여 ‘돌파구(breakthrough)’가 나오고 그것이 또 어떤 ‘체계(framework)’를 바꿀 수 있다고 하였다. 즉, 학문에 있어 혁신이란 매우 보편적인 가치이며 이는 융합연구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건표 교수는 산업디자인과와 산업공학과, 전산학과와의 융합 교육 경험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이 실험적인 수업에서 ‘사용자 중심 디자인’을 가르쳤는데 산업디자인과에서 하던 것을 그대로 가져가서 가르치니 실패했다고 한다. 방법론의 순혈주의로는 백전백패라는 교훈. 즉, 다른 사람과 같이 연구할 때에는 전체의 맥락을 읽고 그것에 맞게 자료를 준비하고 다른 연구 분야의 사람들을 잘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며, 그런 것에서부터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그러한 면에서 문화기술대학원의 방법론과 핵심 경쟁력을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김진우 교수는 우리가 너무 ‘혁신’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지 않나 하며, 모든 게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인간역사상 가장 혁신적이었던 순간은 1800 ~ 1900 년대에 정점에 올랐고, 우리는 현재 그 미미한 끝에 있는 것이라며, 혁신에 강박적이기 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작은 것들을 바꾸다 보면 자연스럽게 혁신도 일어나지 않겠나 하고 내다보았다.

 


토크 콘서트를 경청하고 있는 청중들

 

끝으로, 밖에서 바라보는 문화기술대학원의 현재에 대한 언급과 함께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먼저 김진우 교수는, 문화기술대학원 학생들의 환경이 매우 유복하다고 보고 있으며, 다만 대전이라는 곳에서 ‘경계를 넘어선 경험’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지 않겠나 싶다면서, 공간적 제약을 넘어 자신의 생각을 인큐베이팅 할 수 있는 소재거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이건표 교수는 밖에서 보았을 때, ‘CT (Culture Technology)’라는 말이 아직은 형성 중에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고 하였다. 또한 가까이서 보았을 때는, 펀딩 등 재정 자원의 지속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CT인’들이 동질적인 정체성을 명확히 가져야 할 필요를 느낀다고 하였다. 즉, 앞으로 문화기술대학원의 성과를 잘 보여주기 위해 대외적인 홍보도 필요하며, 서서히 대학원의 독립성을 키워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마지막으로 원광연 교수는, 어쩌면 여태까지는 불공정 게임을 한 것일 수가 있다고 말하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받은 혜택에 대한 성과를 직간접적으로 평가해보고 앞으로는 ‘공정한 게임 모드 (fair game mode)’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즉, 우리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 대학원장 한 사람의 비전 제시가 아니라, MIT미디어랩과 같이 교수와 학생 모두의 수월성과 업적에 의해 결과를 내고 그것을 통해 공통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와 함께 학문의 사회적인 개방성 또한 중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이처럼 이번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의 데모데이는 지난 10년의 도전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돌아보는 자리가 되었으며, 그 가운데서 ‘CT’의 정체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앞으로의 10년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보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다. 또한, 지난 10년간 문화기술대학원이 공들여 사회에 배출한 자랑스러운 졸업생들이 홈커밍 파티에 참석해 개원 10주년을 축하하며 데모데이는 성대한 축제로 막을 내렸다.

 
김윤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