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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인따라잡기] 너의의미; one step forward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pplication개발 그룹, 김승훈 동문

November.2016 No Comment

너의 의미; one step forward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pplication개발 그룹, 김승훈 동문

 공부해야한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 스스로 움찔 했던 것 같다. 공부해라는 말에 이골이 낫을 법한데도 공부의 고통과 공부하는 이의 고통을 치유하는 것 또한 공부라고 이야기하는 김승훈 선배의 말 때문이다. 물론 이 말은 권태에 빠진 나를 각성시키기도 했지만, 이 말 때문에 흠칫 걱정이 들기도 했다. 인터뷰 끝으로 갈수록 공부라는 것은 혹 ‘나’ 스스로 나의 의미를 알기 위한 지난한 과정을 묵묵히 걸어가라는 말인가, 하고 또 생각했다. 공부는 외우고 외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지난날이 있었는데. 그러나 공부가 외우는 과정만이 아니라 어쩌면 닥치는 대로 계속 뭔가를 꾸준히 해나가는 태도, 그 자체가 공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헤아려 보기로 했다. 또 다른 말로, 좀 무서운 말로 하자면 지금 하는 나의 일들이 근육에 기억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나의 욕망과 일치되도록 하는 것. 그런 것.

 6년간의 박사 생활을 마치고 지난 2월 졸업 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pplication 개발 그룹에 입사하기까지 2개월, 이래 지금까지 삼성전자 사운드캠프 어플리케이션 DSP 엔진 성능 개선과 신규 기능 추가 등을 담당하고 있는 김승훈 동문은 본인 스스로 더 공부했어야 했고, 더 공부해야한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치고 자신을 평가하는 기준이 너무 높다. “얼마 전에 강성태라는 사람이 마리텔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 보셨어요? 그 사람이 ‘여러분의 근본적인 문제는 공부를 안해요!’라고 하는데, 저는 여기에 적극적으로 공감해요. 저 또한 조금 더 공부를 열심히 했어야 했고, 지금도 해야 되는데 말입니다.”

 김승훈 동문은 남주한 교수님의 지도하에 “공간 개방성에 따른 오디오 피드백의 음향 특성 제어와 이에 기반 한 예술적 활용 연구(Sonic control of audio feedback and its artistic uses according to environmental openness)”라는 논문으로 2016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쉽게 말하면, 하울링 현상으로 만들어지는 소리에 음악적 특성, 그러니까 음색과 리듬 등을 입히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연구는 인풋과 아웃풋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순환적 구조의 하울링 현상 제어 방법이 기존의 선형 구조 음악 제어 시스템과는 완전히 달라야 했기 때문에 순환 구조를 갖는 소리를 변형하는 매핑 구조와 그 특성을 측정하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는 자기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자신만의 연구 분야에 대한 확고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대학원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 조언했다. 이러한 그의 충고는 자신에게 엄격하고 엄격할수록,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그의 자부심에서 기인한 것일까? “본인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제대로 있어야지 나중에 실력 좋은 사람들과 협업도 하고, 회사에서 어떤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잘 진행할 수가 있어요.”

 “석박사 과정에서는 누구나 방황할 수 있어요.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내가 뭘 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죠. 더군다나 CT는 다소 정체성이 모호한 분야라서 이러한 방황이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럴 때일수록 공부를 해야합니다. 결국 그러한 모호함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논문에서 다른 학자들의 연구를 보고 또 보는 것이에요. 만약 본인이 아직 어떤 분야를 해야하는지를 모르겠다면 가장 먼저 전반적인 분야를 소개하는 논문을 보고, 또 보고, 자꾸 보고, 보고 하다보면 ‘이런 것을 내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어느 날이 다가와요. 그러면 거기를 파보는거죠. 물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패한다고 그게 없어지는건 아니잖아요. 자꾸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덧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졸업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와 있을 겁니다!” 그의 확고함과 업무 능력에서 풍기는 집요함과 꼼꼼함은 자신을 연마하는 이 같은 태도에서 비롯되었던 듯싶다. 연구에의 욕망만큼, 연구 그 자체에 대한 끝없는 탐구심이 그만의 고집을 형성하는데도 일조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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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CT 졸업식에서. 마지막을 기억하며)

 “특별한 에피소드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날 그룹 상무님이 저를 찾으셔서 가보니 저를 경력직이 아닌 대졸 신입 사원으로 생각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제가 어려보인다는 말이겠죠?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무선사업부 입사 이후, 그의 전반적인 담당 업무는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기존 음악의 연주와 편곡, 작곡 등의 다양한 음악 작업을 가능케하는 사운드캠프 (soundcamp) 애플리케이션 DSP 엔진 성능 개선과 신규 기능 추가 등이다. “간단하게 예시를 들어 설명하면, 사운드캠프 내부에서 피아노 건반을 누르면 해당 신호를 기반으로 피아노 소리를 만들어서 사용자에게 들려주는 것이지요.”
(자세한 사항은 http://news.samsung.com/kr/hTlbi 를 참고하세요.)

 “무엇보다도 대학원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얻은 지식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업무의 밑바탕이 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CT 대학원에서 음악 인터페이스와 인터랙티브 아트와 관련된 기술을 연구했지만, 정작 대학원에 들어올 때만 해도 음악이나 미술에 대한 지식은 거의 전무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주변에 음악과 미술 분야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같이 이야기를 나누어보면서 조금이나마 쉽게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회사에서도 아이디어를 내거나 작업을 할 때 이러한 지식이 업무 진행에 있어 큰 힘을 주고 있습니다.” 굳이 거창하게 ‘융합’이라고 명명하지 않아도, 자기 전공 뿐 만 아니라 다양한 환경과 배경을 지닌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동일한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생활과 경험. 이런 대학원 생활이 결국 그의 연구와 지금하고 있는 일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 과학적이고 이성적 사고로 음악에 접근해서 분석하고 새로운 경험을 만드는 그의 역량의 시발점이 CT 생활이었던 것이다. “회사에 오고 나서야 CT 구성원들은 굉장히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는 것과 또한 CT 대학원은 연구하기 좋은 환경이었음을 깨달았었어요. 아무리 회사가 자유롭게 업무 환경을 만들어준다 하더라도 회사는 회사고 학교는 학교에요. 카이스트 CT대학원은 자유로운 연구를 하기에 인적이나 물적으로 매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었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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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2009년 첫 학기에. 협업으로 만든 음악 인터페이스 발표하던 날)

 막 회사 생활을 시작한 김승훈 동문은 출발선에 서 있다. 비록 그가 이제서야 거대한 일을 시작한 것일지도 모르나 그의 열정은 고양되어 출발선에 서 있고, 그 정성은 대학원 생활을 마친 과거나 새로운 것을 시작한 지금이나 다름없다고 느껴진다. 데뷔가 어디 예술 분야에서만 통하는 말이겠는가. 한 존재가 압인(押印)되었음을 뜻하는 데뷔는 누구나 자신의 존재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음을 뜻하는 의미이리라. 이는 조금씩, 비록 눈에 확연히 띄지는 않더라도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진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정지현 (jh.joung@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