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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Review]경계에서 예술하는 자 – 대전비엔날레 참여 문화기술대학원 졸업생 박승순, 김형중

October.2018 No Comment

평소 미술관과 공연장을 찾고, 예술 작품을 보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당장의 예술 작업은 하지 않고 있더라도 예술계 동향도 쫓아가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내가 선택한 차선의 방책이었다. 무용을 전공(?)하고 예술 쪽 이력을 시작했던 걸 차치하고라도 예술을 하고 만드는 그들의 삶은 늘 동경의 대상이고, 그들의 작업을 조금 더 개인적으로 알고 싶다는 생각은 열망으로 가슴에 남는다. 그 이유는 겉으로 드러난 아우라 저편에, 분명 예쁜 껍질 속에 묻혀있는 내면의 알맹이가 지금의 예술가와 작품을 키웠을 것 같은데 그것을 도무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특유의 자유로움과 민감함, 기이한 행동 같은 것 말고, 담담하지만 자기 목소리 확실하게 어떤 문법과 논리를 가지고 작업하고 있는지. 무엇이 계속 밀고 나가는 힘을 주는지. 궁금하다. 이번 씨티프레스에서  2018 대전비엔날레에 참여한 문화기술대학원 졸업생 행보를 살펴보려 한다. 이공계 연구중심 대학에서 시작한 그들의 예술적 이력은 묘하게 뭔가 더 물어보고 싶게 느껴진다.

박승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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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2018년 2월 남주한 교수님 연구실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현재는 전자 음악 작곡가 및 뉴미디어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박승순입니다. 2010년 아트 콜렉티브 및 전자음악레이블 IDEAN을 공동 설립하고, 같은 해 전자음악가 Radiophonics로 첫 번째 앨범 <Cosmos>를 작곡, 프로듀싱하였습니다. 문화기술대학원에는 2014년에 입학하였는데, 2015년 인스톨레이션 <AQUAPHONICSV2>를 개발하여 전시하면서 뉴미디어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하였어요. 지금은 공연 음악 감독 뿐 만 아니라 전시 사운드 디자인도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알고리즘 개발자 이종필 (박사과정)과 함께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한 작품 <NEUROSCAPE>도 만들었고, 신승렬 무대미술가님과 <시적극장>을 공동 연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Zer01ne 크리에이터 플랫폼을 통해 만난 전형산 작가와의 협업 <MOMENTUM>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어요. 참, 작년부터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소리풍경 인지능력 평가>는 어떤 작품인가요?

이 작품은 작년 2017년, 인천아트플랫폼 ‘제보’ 전시에서 <소리/풍경 인지능력 평가(SLCAT:Sound/Landscape Cognitive Ability Test)>라는 이름으로 처음 소개하였고, 최근 대전비엔날레에 초청되어 KAIST 비전홀에서 두 번째 작품을 전시중입니다. <NEUROSCAPE>라는 시스템을 통해 인공적으로 생성한 풍경 소리와 실제 풍경 소리의 구분이 모호해진다면, 과연 우리는 소리를 어떻게 정의하고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하였습니다.

가령 관객들의 인지 결과를 수집하고, 그 결과 데이터를 가지고서 어떤 이미지나 소리를 만들어내는 프로세스인 듯하다.

저는 인지 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청각적 인지에 대한 불완전함을 발견하여 인간과 기계의 공존 가능성을 찾아보려 하였습니다. 첫 번째 <소리/풍경 인지능력 평가>의 경우 기존 환경 소리 데이터셋을 활용하여 실제 녹음된 소리의 카테고리를 관람객들이 잘 맞출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제가 의문이 들었던 지점은, 소리는 사진과는 달리 순간적인 장면을 캡쳐할 수 없기 때문에 ‘보편적인 소리’라는 것을 규정하기 어렵지만, 반대로 어떠한 풍경에 관련된 단어를  들었을 때, 각자의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보편적 풍경소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했고, 이 두 지점이 어느 정도 충돌할 것인지 탐구하고자 하였습니다. 전시(실험) 결과 대략 50%의 관람객분들이 이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데이터를 얻게 되었고, 이후 <WorldSoundscape>라는 제목의 작품에서는 제가 직접 독일의 카셀, 뮌스터, 그리고 인천 지역에서 채집한 풍경영상/사운드와 <NEUROSCAPE> 시스템을 통해 추출된 인공적 풍경소리를 비교하여 어느 것이 실제 채집된 소리인지 맞추는 방식으로 재설계 되었습니다. 두 번째 전시(실험)의 경우 현재까지 60% 정도의 관객분들이 인공적으로 생성된 풍경소리를 실제 소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튜링머신이 생각납니다. 인지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한데, 작가가 정의내린 인지는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설명해 볼께요. 우리가 만약 어느 숲속에서 자연풍경을 감상한다고 가정한다면, 주변의 시각적인 정보를 통해 나무, 흙, 바람, 하늘과 같은 요소들을 인지하게 되겠죠. 이 때 우린 새소리같은 청각이미지도 함께 떠올릴 수 있겠죠. 하지만 환경소리는 지역적 컨텍스트를 구분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유럽의 어느 한적한 공원에서 녹음한 소리와 서울의 한적한 공원에서 녹음한 소리는 맥락상 분명히 다르지만, 녹음된 소리만 들었을 때는 어느 곳에서 녹음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요. 만약 광장의 모습을 ‘오후 2시 화창한 날씨’로 가정한다면, 아마 모두가 다른 광장을 떠올리게 될겁니다. 저는 이것을 애초에 불완전한 인지라고 생각하였고, ‘그렇다면 우리는 세상을 올바르게 인지하고 있는 것일까?’라고 반문하게 되었어요.

작품의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2016년 알파고 대국입니다. 그 때 저와 같은 음악가에게 인공지능이 무얼까 고민하기 시작하였어요. 그런데 저는 음악이 아니라 자연과 같은 환경 소리 분야에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였고, 남주한 교수님과 같은 연구실 이종필 군과 함께 지금도 교류하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아이디어로 영상 편집 분야에서 환경 사운드 이펙트를 자동으로 추천하는 플러그인을 개발하는 사업화 모델을 구상, ICT 문화예술융합공모전 비즈니스모델분야에 출품하여 수상을 하였습니다. 이후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킬지, 보다 예술적인 관점으로 풀어보는게 좋을지 고민하던 중, 한국과학창의재단의 GAS2017 전시공모주제가 마침 ‘인공지능’이었고, 기존 MIR 분야에서 연구 및 실험을 해오던 방법론을 아트웍을 만드는 방식으로 응용하여 <NEUROSCAPE>라는 작품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7년, NEUROSCAPE에 대한 개념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저는 인천 아트 플랫폼 공연예술분야 입주작가에 선정되어 첫 번째 그룹전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이 때 도시나 자연 환경 소리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떠한 기준으로 분류 되었는지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전달하고자 <소리분류학>이라는 7분짜리 단채널영상/사운드를 제작하였습니다. 세계각지의 도시/자연풍경 영상과 소리를 기존 환경소리 연구자들이 분류한 카테고리에 따라 약 3~5초정도의 길이로 분류하여 재생하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때 작품을 본 관객분들이 제가 직접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해당 영상/사운드를 채집한건지 물어보셨다는 점이에요. 사실, 제가 작품에 사용한 영상은 모두 유료로 다운로드한 풍경영상이었으며, 이 영상에는 대부분 사운드가 존재하지 않아 제가 무료 데이터셋을 일일이 검색하면서 영상에 가장 잘 어울리는 소리를 임의로 덮어씌운 것이었거든요. 이 일을 계기로, 저는 ‘만약 이게 진짜 소리라고 착각을 한 것이라면 어떤 지점에서 관객들이 진짜라고 착각한 것인지’, ‘우리가 보편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풍경의 시각정보와 청각정보가 과연 일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뉴로스케이프에 대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전, 한 번 더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소리/풍경 인지능력 평가>라는 설문 형태의 참여형 사운드스케이프 전시를 구상하였고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처음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작품 제목처럼, 토익이나 토플에서 주어진 이미지 상황과 가장 적합한 문장을 듣고 답을 찾는 방식을 차용하였는데, 이건 게임 형식으로 진행하고 싶어서예요. 관객들은 소리만 듣고 어느 지역에서 녹음한 것인지 혹은 풍경 이미지를 제시하였을 때 이미지와 가장 어울리는 환경소리는 무엇인지 맞추는 겁니다. 약 300명의 관람객분들께서 설문에 참여해주셨고, 실제 풍경소리와 가장 가까운 것을 찾는 항목에서 약 48프로 정도의 정답률이 나온 것을 보고, 제가 처음 생각했던 가설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해당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문화기술대학원 후배들을 위한 조언 좀 부탁드려요. 여기도 예술하고 싶은 친구들 많잖아요. 어떻게 어떤 길로 시작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친구들을 위해서 좀 알려주세요. 졸업 후 작가로서 살아가기(?) 위한 어떤 길을 걷고 계신가요?

저는 일단 ‘음악’이라는 가치를 다른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기술대학원에 입학하기 전부터 ‘물로 연주하는 악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막연한 상상을 해오다가, 입학 첫 학기 구본철 교수님의 ‘사운드디자인프로그래밍’ 수업에서 첫 번째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어요. 저도 전시를 해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관람했던 전시의 리플렛들을 참고하거나 미디어아트 책과 웹페이지 작품 소개 글들을 보면서 참고하였고, 그렇게 약 1년간 아주 작은 두 번의 전시와 리서치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자료가 쌓이게 되자 조금 더 다듬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때 마침 금천예술공장에서 ‘다빈치크리에이티브’전시 공모 소식을 알게 되어 기존<AQUAPHONICS V1>을 개선한 <AQUAPHONICS V2>에 대한 기획안으로 공모에 선정되었죠. 개인적인 차이야 물론 있겠지만, 저는 작품을 보러오는 어느 단 한 명의 관객이라도 제 작품에 쏟은 모든 노력과 마음이 온전히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마음이 정말 닿았는지, 당시 전시를 보러왔던 정소정 극작가의 제안으로 광주아시아문화전당 초연작이었던 <소리의숲> 음악감독을 하였어요. 물론 제 <AQUAPHONICSV2>를 무대 오브제로 사용하자는 제안도 받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다음해에는 우란문화재단에서 초연한 <초대>의 음악감독과 더불어 인스톨레이션 <LX 1. CHROMATICSCAPE>을 전시하는 기회까지 연결되었고, 인도네시아 큐레이터분이 <AQUAPHONICS V2>를 온라인을 통해 접하여 첫 해외전시를 초청하는 등, 느리지만 좋은 기회가 연결되면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어요.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저에게도 늘 어려운 문제입니다. 특히 어느 한 장르에 적을 두지 않고 끊임없이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음악이라는 가치를 확장하려니 더욱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작품의 개념에 대해서도, 가치를 확장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하려 합니다. 과거의 작업을 재점검하고, 현재 국내/외의 다른 작가나 기획자들은 어떤 작업을 만들고 기획하는지, 어떠한 주제에 대해 더욱 깊이 탐구해야 하는지 등을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앞으로 나는 무엇이 되어야하고, 왜 작가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어디서 만나뵐 수 있을까요?

현재 저는 우란문화재단의 ‘2018 시야스테이지: 피플’에 선정되어 지난 9월 5일부터 약 한 달간 유럽의 리서치 트립을 진행중입니다. 오스트리아 린츠에서열린 Ars Electronica의 Future Innovators Summit에 선정되어 약 4일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워크숍을 진행하였고, 이후 독일칼스루에의 ZKM, 노이스지역의 InselHombroich Museum, 베를린에서 열린 WebAudio Conference, Independent Music Theater Festival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ISMIR 학회등 ‘음악’ 또는 ‘사운드’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리서치를 진행중입니다. 이러한 리서치과정에서 경험한 다양한 것들을 바탕으로 영상/퍼포먼스형식의 신작 <TellMe What You See>를 준비 중이며, 이는 올해 12월광주아시아문화전당(ACC) 쇼케이스에서 초연할 예정입니다.

또한 최근 현대자동차 그룹의 Zer01ne이라는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자율주행자동차’라는 새로운 매체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데, 기존의 ‘음악’과 ‘사운드’와 관련된 경험들을 해당 분야에 적용가능한지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시작하여 예술, 기술, 산업, 그리고 학계등 협력가능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모델을 구상중입니다. 참고로 10월 19일부터 제로원데이페스티벌에서 전형산 작가님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한 InstallationMUsic <MOMENTUM> 전시와, 자율 주행 자동차 관련 개인 R&D 리포트를 아카이브 형식으로 전시 할 예정입니다.

 

김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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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김형중입니다. 작년 17년도에 문화기술대학원을 졸업했고, 지금은 베를린에 살고 있어요. (홈페이지: hyungjoongkim.com)

작품 설명부터 부탁드릴께요. <id: niahc_01>은 어떤 작품인가요?

16년도 초반에 가상화폐 채굴기를 다루면서 얻게 된 아이디어로 시작한 작업이에요. 그때 이더리움이라는 가상화폐를 샀었고, 벌었던 돈으로 채굴기를 사서 가상화폐를 채굴하기 시작했어요. 채굴기를 조립하면서 그래픽카드의 조명들이나 복잡한 전선들을 다루게 되었는데, 이 형태를 확장하면 뭔가 거대한 설치 작업으로써 멋있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러다보니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도 생겼고, 알고리즘에 대해서도 공부했었어요. 이러한 복잡한 형태들에서 생명의 형태를 찾아 보려고도 했고,,, 그러다 이런 기계적인 설치작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말씀하신데로, 첫 인상이 사실 기계였어요. 어떻게 만들었는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작품에 대해 알려주세요. 작가가 드러내려 한 포인트가 무엇이었나요?

물론 로봇팔의 기계적인 움직임, 컴퓨터를 그대로 드러낸 형태, 채굴 데이터 디스플레이, 그것을 감싸고 있는 혈관과 같은 LED, 그리고 사운드들을 통한 괴기한 형태의 미래 생명은 제가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이미지에요. 근데 제가 더 재미있었던 부분은, 미술관안에서 전시하는 동안에도 실제로, 그 작품 속 채굴기는 실제로, 가상화폐를 채굴하고 있다는 거에요. 일반 가정에서 채굴하면 전기비 때문에 돈이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공공기관의 전기비를 활용해서 채굴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레지던시 기간에도 그랬었고. 몰래 다른 사람의 전기를 쓰는건 불법이잖아요. 어쨌든 이건 예술 작업의 일환이니까.. 웃기죠. 예술을 한다는 것이.

작품의 시작점이 궁금한데요. 우선 대전문화재단 아티언스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한국기계연구원과 함께 작업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냥 처음에는 로봇팔을 사용해 보고 싶었어요. 그게 어떤 작품이 되었든지 상관없이. 미술관 안, 예술 작품 속에 로봇의 형태가 들어가고, 그것이 기계적이고 불편한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는 형태를 대중들이 보았을 때 느껴지는 위압감이랄까. 혹은 위협감이나 이질감 같은 것들을 관찰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티언스 프로젝트에서 협업을 하였던 기계연구원에 로봇팔을 빌려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한대에 1억짜리 로봇팔을 저 같은 신참 예술가(?)랄까, 아무튼 누군가에게 대여해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제가 많이 부탁드려서 결국엔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로봇팔은 자체 소프트웨어가 있었기 때문에 움직임은 디지털 신호로 쉽게 조작할 수 있었어요. 17년도에 그렇게 아티언스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시를 했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이 작업은 끝났다고 생각을 했는데, 전시가 끝난 후 대전비엔날레에서 연락이 왔어요. 같은 작품으로 아트센터 나비에서의 전시도 예정되어 있는데 아직 확실하진 않네요.

이제 막 시작하셨다지만, 예술에 관심이 많고 이런 길로 나아가고 싶어 하는 후배분들도 여럿 있습니다. 그 분들을 위한 현실적인 팁을 주신다면요? 뭐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작하고, 작업하고서 작품을 전시하기 위한 기회는 어떻게 잡아야하는지, 그런거요.

현실적인 팁에 대해서는 저도 아직 정말 잘 모르겠어요. 아직 저 또한 그런걸 확실하게 이야기할만한 이력이 쌓인 것도 아니고 해서. 사실 그렇잖아요. 내가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다고 해서 내 마음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고 또 그게 현실적인 팁이 될 수도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자기가 하고자 하는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전시를 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어요. 뭔가 그 두 가지는 연결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내 마음대로 살아나갈 수 있는 주변 환경을 본능적으로 찾다보니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해 점점 더 확신이 생겨요. 저는. 그렇게 내가 하고 싶은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기반을 조금씩 만들어나가는 거겠죠.

앞으로의 방향은 어떤가요.

아직도 너무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지금까지 해왔던 설치작업과 퍼포먼스작업들을 미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더 완성도있게 발전시키고 싶기도 하고, 블록체인이나 머신러닝같은 알고리즘을 공부하고 싶기도 하고, VR로 작업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근데 아직 생각만 많지 당장에 뭘 할지는 모르겠어요. 천천히 찾아 보려구요. 지금 당장은 베를린에서의 생활을 즐기고 있어요. 다음달 부터 베를린예술대학에서 공부를 하게 돼서 그전까지는 놀면서 여행하면서 독일어도 공부하면서 지내려고 합니다. 일단 예정된 건 10월에 이탈리아 Matera라는 도시에서 열리는 MA/IN 2018 (http://www.materaintermedia.it/) 페스티벌과 11월에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TADAEX 2018 (http://tadaex.com) 이라는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참여에요. 10월 21일에는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아티스트토크가 예정되어있어요.

 

정지현 (jh.joung@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