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CT OPINION, 칼럼

[CT Opinion] 융합은 잘 돼가? (국내 융합 대학원편)

March.2019 No Comment

1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은 국내 문화산업을 국제경쟁력 있는 미래 국가기간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하여 2005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되었습니다. 첨단기술(과학기술 및 IT)을 기반으로 문화예술, 인문사회학을 접목한 새로운 융합형 글로벌 고급인력 양성과 문화콘텐츠산업에 필요한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 문화콘텐츠산업 발전 및 글로벌화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위 글은 문화기술대학원 홈페이지를 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문화기술대학원 소개글이다. 2005년에 설립된 문화기술대학원은 지난 15년간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한 덕분에 지금처럼 국내 대표적인 융합 대학원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잘 가고 있는 것일까? 여러 곳에서 융합형 인재를 강조하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융합 연구에 주목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잘 융합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본 기자는 4월호와 5월호에 걸쳐 다른 융합 대학원들은 어떻게 융합하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6월호에는 문화기술대학원의 현재와 전 기사들을 토대로 문화기술대학원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찰을 담으려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국내 융합 대학원에 대해 다룬다.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1

 그림 1. 서울대 융대원 로고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하 융대원)은 2008년 설립 승인을 받아 2009년 신입생을 받기 시작한 융합 대학원으로 2011년 안철수 교수가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융대원은 입학을 하는 동시에 특정 랩에 소속되어 대학원 생활을 하게 된다. 이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과 다른 점인데, 문화기술대학원은 국비장학생과 카이스트장학생을 구분해서 선발하고, 카이스트장학생만 특정 랩에 소속되어 대학원 생활을 시작한다. 국비장학생의 경우 6개월간 다빈치랩이라는 연구실에서 공동 생활을 하면서 대학원 내에 있는 연구실들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현재 융대원은 융합과학부, 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 수리정보과학과로 이루어져 있는데 수리정보과학과의 경우 검찰청, 경찰청 등의 협약기관만을 대상으로 학생을 모집하고, 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도 융대원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융대원은 융합과학부 단일학부로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융합과학부는 나노융합전공, 디지털정보융합전공, 방사선융합의생명전공, 지능형융합시스템전공, 이렇게 4개의 전공으로 나눠져 있어 융합 대학원에 걸맞게 여러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1

 그림 2. 융대원 연구분야

융합과학부의 각 전공은 중심 분야를 기반으로 다양한 학문들을 융합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나노융합전공의 경우 나노과학의 기반이 되는 화학, 재료공학을 중심으로 물리학, 생명과학, 전자공학, 기계공학을 융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수업으로는 나노과학기술입문, 나노구조 및 물성 등이 있다.
디지털정보융합전공의 경우 여러 학문들을 정보융합적으로 접근하여 연구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업으로는 정보검색개론, 인간컴퓨터상호작용 등이 있다.
방사선융합의생명전공은 의생명방사선과학 분야의 융합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의학, 약학을 비롯해, 물리학, 원자력공학, 재료공학, 전자공학 등의 학문과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업으로는 방사선융합의생명과학개론, 방사선응용영상기법 등이 있다.
지능형융합시스템전공은 인간친화적인 지능형융합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컴퓨터공학, 기계공학, 전자공학, 제어공학, 인간공학, 산업디자인 등의 학문을 융합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업으로는 지능형융합시스템 이론과 설계, 지능형시스템수학 등이 있다.

위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융대원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라는 이름 그대로 과학기술의 여러 분야를 융합하는 데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러 융합 대학원에서 중심이 되는 컴퓨터공학, 전자공학뿐만 아니라 기계공학, 재료공학, 물리학, 생명과학 등 폭넓은 과학기술분야를 융합해 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과학기술 이외에 인문학, 심리학, 디자인 같은 분야의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디지털정보융합전공에서 다룬다고는 하나 그 비중이 굉장히 작아 위 분야들을 융합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포항공과대학교 창의IT융합공학과

1

 그림 3. 포스텍 창공 로고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는 2011년 한국판 MIT Media Lab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ICT명품인재양성사업에 포스텍이 선정되면서 만들어진 학과이다. 창의IT융합공학과는 시스템 측면에서 문화기술대학원과 비슷한 점이 많다. 전공이 따로 나뉘어져 있지 않으며, 대학원에 입학하면 랩로테이션 기간이 주어진 다음 지도교수를 정할 수 있다. 다만 학부생들도 선발한다는 점에서 다른 융합 대학원들과 차이를 보인다.

1

 그림 4. 포스텍 창공 연구분야

연구분야의 경우 서울대 융대원과 비슷한데, 상당히 넓은 과학기술 분야를 융합한 연구주제들을 가지고 있다. 창의IT융합공학과는 3d 프린팅, 로보틱스, 사물인터넷, 바이오 센서 등 컴퓨터공학부터 기계공학, 전자공학, 재료공학 등 다양한 학문을 기반으로 한다. 대표적인 수업으로는 인문기술융합론, 융합적 상상력과 공학적 디자인 등이 있다. 또한 타 학과 교과목을 전공학점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과학기술 이외의 분야들에 대한 연구는 서울대 융대원과 마찬가지로 거의 수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문화기술대학원과 함께 국내 융합 대학원으로 대표되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포항공대 창의IT융합공학과에 대해 알아보았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두 융합 대학원과 문화기술대학원과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두 융합 대학원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보다 다양한 학문들의 융합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문화기술대학원과 지향하는 바가 다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 기사에서는 해외에 있는 융합 대학원을 다룰 것이다. 비교를 통해 문화기술대학원이 잘 융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6월호에서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최종윤 (jongyunchoi@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