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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OPINION]코로나19: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April.2020 No Comment

2019-nCoV에서 SARS-CoV-2로, 그리고 코로나19까지

2019년의 마지막 날, 12월 31일. WHO는 중국 우한시에서 원인 미상의 폐렴이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훗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줄여서 ‘코로나19’라 이름 붙여질 질병이 국제 사회에 공식적으로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적 마비 상황에 놓여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는 취소되었고 개학은 연기되었다. KAIST도 온라인 강의를 무기한 연장하고 학부생들을 본가로 돌려보냈다. 학생들이 빠져나간 캠퍼스에는 외부인 출입을 막는다는 현수막과 손 세정제 따위만 즐비하다.
쓸쓸한 마음으로 코로나19가 지금까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정리해보았다.

코로나19의 공식적인 첫 사례는 작년 12월 1일에 나왔다. 이후 한 달간, 중국 우한시를 중심으로 4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연구가 진행되며 인류가 한번도 마주하지 못한 질병임이 밝혀진다. 전에 보지 못한 코로나바이러스가 그 배후에 있었던 것이다. 이 바이러스에는 임시로 2019-nCoV라는 이름이 붙었다. 2019년에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ovel CoronaVirus)라는 뜻이다. 우한시 위생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월 10일에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왔으며, 13일에는 태국에서 첫 중국 외 감염자가 등장했다. 20일에는 대한민국에서도 첫 번째 환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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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초기에 발견된 확진자 중 다수는 우한시 화난수산시장의 상인들이었다. 코로나19가 퍼지면서 현재는 폐쇄되었다. (사진 출처: Wikimedia Commons)

이후 1월 한 달 동안, 2019-nCoV로 인한 폐렴 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중국 대륙의 확진자는 1만 명으로 늘었고, 중국을 포함해 24개국에서 확진자가 보고되었다. 결국 1월 말, 중국 정부는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성 도시 8곳을 격리 조치한다.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WHO는 1월 30일에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리고 이 날,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2차 감염 사례가 확인되었다.
2월 11일, 국제 바이러스 분류학 위원회는 이번 유행성 폐렴을 일으킨 바이러스에 SARS-CoV-2라는 공식 명칭을 붙였다. 2002년 SARS 유행을 일으켰던 SARS-CoV와 유전적으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한편 WHO는 이 질병의 공식적인 이름을 COVID-19로 정했다. 19년에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ronaVIrus Disease)이라는 뜻이다. 대한민국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직관성과 편의성을 고려해 ‘코로나19’라는 한글명칭을 정했다. 이렇게 우리는 ‘코로나19’를 접하게 되었다.

코로나19,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다

‘코로나19’라는 이름이 처음 알려질 때만 해도 사태는 금방 진정될 것처럼 보였다. 한국의 확진자 수는 30명 이하로 유지되고 있었다. 역학조사도 순탄했고 사망자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측까지 내놓았다. 그러던 2월 18일, 대구에서 31번째 환자가 확인된다. 그리고 역학조사 결과, 31번 환자가 1,160명의 사람과 접촉했음이 밝혀졌다. 1,160명의 의심환자. 신천지 교회 집단 감염 사건이 처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날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의 확진자 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신천지 대구 교회의 집단 감염은 지역사회 감염의 신호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기도를 올리는 예배 방식 때문에 병을 옮기기 쉬웠고, 포교 활동이 잦아 신천지 외부 사람들에게 퍼트리는 일도 많았다. 게다가 일부 신도들은 증상이 있음에도 일부러 방역망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여 사태를 악화시켰다. 질병을 죄악으로 보는 교리와 교단 내부의 폐쇄성, 사회적 시선이 더해져 자신의 질병 사실을 감추려 든 것이었다. 이러한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신천지 교회는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되었다. 31번 환자가 나온 지 며칠 후, 1일 신규 확진자 수는 세 자리 수를 넘었고 국가 위기단계 역시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된다. 현재 대한민국 누적 확진자의 60~70%가 신천지 교회를 통해서 감염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 내 감염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집단감염 사례가 보고되었다. 주로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요양원이나 의료시설, 인구 밀도가 높고 대화량이 많은 콜센터,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가 밀접 접촉하는 종교 기관이 그 대상이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감염자 수는 중국을 이어 세계 2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그림 2 3월 28일까지의 대한민국 내 확진자 수. 신천지 교회 집단 감염이 확인된 2월 18일을 기점으로 확진자 수가 급격이 늘어났다. (정보 출처: 대한민국 질병관리본부)

현재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는 의심환자를 전수조사 하다시피 검사하는, 공격적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세계 모든 입국자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해 감염병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600여 곳의 선별진료소를 통해 의심증상자를 검사하고 있다. 또한 Drive-Thru 진료소를 신설하는 등 진료소 운영모델 또한 다양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세상
지역사회 내 감염은 비단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는 치사율이 낮은 대신 전파력이 높고, 무증상 감염이라는 특징까지 있다. 공항이나 항구에서 검역을 아무리 강화해도, 바이러스의 침입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190개 이상 국가에서 코로나19가 확인되었으며 확진자 수는 6백만 명, 사망자 수는 3만 명이 넘었다.
현재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나라는 이탈리아다. 2월 21일부터 이탈리아 북부의 도시들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나타났고, 3월에 이르러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전국 봉쇄령이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하지만 인구의 고령화와 의료 시스템 미비로 인해, 아직까지도 많은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3월 29일 기준,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는 9만 명, 세계 두 번째이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은 10.8%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유럽의 다른 국가에서도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 독일, 프랑스, 영국, 스위스 등의 국가에서 1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곳도 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어 자가격리 중이며,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확진 판정을 받으며 최초로 국가 정상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되었다.
이 외에도 이란의 경우 정부 관계자 중에서도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는 등 감염이 만연하고, 미국 역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확진자 수를 가지는 등 전세계의 어느 나라도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코로나19는 역사에 어떤 모습으로 기록될까

그림 3 15세기, 아메리카 대륙의 식민지화 과정에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90%가 사망했다. 역사가들은 그 이면에 식민지 개척자들을 따라 들어온 전염병이 있을 거라고 추측한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희망적인 관측이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도 코로나19의 종식은 요원하기만 하다. 지금도 백신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고 지금의 상황이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인 규모로 백신을 접종하려면 모든 과정이 순조로워도 최소 12개월이 걸린다고 말한다. 당장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긴 시간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사회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OECD의 엔젤 구리아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도 크다고 말한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국가가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여러 경제권들이 향후 몇 년간은 이번 경제 쇼크의 여파에 시달릴 전망이다.
전염병은 인류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사회적 혼란과 제노포비아를 야기했고,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면서 힘의 불균형을 낳았다. 이러한 혼란은 권력의 교체나 타 지역의 식민지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례 없는 규모의 마비를 겪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해도, 우리의 삶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세계적 규모의 유행병은 이전에도 있어왔고, 앞으로도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었다. 하지만 거짓 정보의 확산, 인종차별, 이기적 행동으로 인한 슈퍼전파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마주한 시간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19를 빨리 이겨낼 수 있기를 바라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진짜로 바라야 하는 것은 코로나19를 ‘현명하게 이겨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남궁민상 (whovian@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