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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Opinion] 다음 수업은 마인크래프트 코딩룸에서 진행합니다~

April.2020 No Comment

코로나가 새로운 교육 시스템의 적용을 앞당기고 있다

COVID-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대부분의 대학은 3월 중순 온라인 개강을 맞이했다. 필자는 전면 비대면 수업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곧 익숙해졌다. 오히려 수업 시간에 맞춰 강의실을 이동하며 수업을 듣던 것이 옛날 방식 같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비대면 수업들은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던 수업을 온라인에서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하는 형태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여러 학문들이 융합되고 어느 때보다 빨리 새로운 분야가 만들어지며, 배우고 싶은 최신 자료들의 대부분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에 코로나가 앞당긴 비대면 교육법을 적극적으로 발전시켜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지식은 개인이 유동적으로 학습하고, 수업에서는 서로 다른 관점들을 공유하고 상상하며 새로운 답을 만들고 설득하는 능력을 기르는 시간으로 활용해볼 수 있다. 새로운 교육 시스템이 갖춰야할 조건들에 대해 알아보고 교육의 게임화(Gamification)가 적용된 대표적 사례인 마인크래프트를 통한 새로운 교육법에 대해 논해볼 것이다.

새로운 교육 시스템이 갖춰야할 요건 : 협력, 상상,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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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 일제강점기 공립학교 수업 모습 우 : 카이스트 에듀 4.0 수업모습

학교는 학생들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공간의 기능을 수행해왔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수강할 과목을 선택하고 해당 과목의 전문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장소가 학교로 국한되었던 과거에는 이러한 교육 시스템이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이에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 준 편이를 활용해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수업들을 개선해볼 필요가 있다. 카이스트의 경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카이스트의 에듀 4.0 수업은 학생들이 미리 수업에 필요한 내용을 공부해오고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토론과 토의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디자인할 때 고려해야 할 문제가 있다. 관련 아젠다 3개를 꼽아보았다.

첫 번째는 협력을 통해 다양한 생각과 지식을 결합하여 새로운 답을 도출해내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실제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들은 문제에 대한 정의와 해답이 명확히 한 가지만 존재하지 않는다. 똑같은 상황을 바라보더라도 보는 이의 관점과 배경 지식의 차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실제 상황에서 가치 있는 문제를 정의하고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명의 지식과 관점을 조합하는 것이 필수이다. 다른 시각을 수용하고 비판적인 시간을 갖는 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수업을 통해 다른 지식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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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 휴대전화의 컨셉이 처음 소개된 Startrack (1966) 우 : 휴대전화를 처음 기획 제작한 마틴 쿠퍼(1973)

두 번째는 마음껏 상상하고 자신이 상상한 것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휴대폰, 아이패드, 3D 프린터 등 오늘날 현실이 된 제품들은 1966년 Startrack이라는 SF 영화에서 먼저 등장했다. 이런 새로운 제품에 대한 상상은 막연한 허구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 Science fiction 장르는 지금까지 연구된 과학기술을 토대로 가장 합리적인 미래를 상상한다. 즉, 스타트랙에서 등장한 제품들은 각본가들이 당시 연구된 과학기술을 참고하여 합리적으로 상상한 결과이다. SF 영화 각본가처럼 제품 개발자도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학에 기반한 상상을 해야 하고 기술을 통해 현실로 구현할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AI, 블록체인 등 주목 받고 있는 기술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만들고 싶은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배움의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은 학생들이 몰입하여 빠져들 수 있는 재미 있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는 한 눈 팔고 싶은 재미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침대에 누워 넷플릭스 시리즈 중 하나를 골라 시청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주말은 사라져버린다. 재미 있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지금, ‘개인의 배움에 대한 의지’만을 운운하며 모든 책임을 유혹에 넘어간 개개인의 의지력에게 떠넘길 수는 없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취하는 과정과 결과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소비할 때와 다른 짜릿한 순간을 학생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교육자는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배움의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는 교육을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혁신 교육 시스템 : Minecraft Education

앞서 새로운 교육 시스템이 갖춰야할 세 가지 아젠다(협력, 상상, 재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제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며 이미 교육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마인크래프트(Minecraft)를 살펴보자. 마인크래프트는 모든 것이 네모난 블럭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생존과 건축을 할 수 있는 높은 자유도를 가진 게임이다. 2019년 말까지 모든 플랫폼에서 테트리스를 추월하고 1억 7,600만 장 이상 판매된 역대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 게임이며, 한 달간 활동하는 평균 유저 수가 1억 명을 돌파할 정도로 전세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럼 이 게임이 교육과 도대체 무슨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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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 게임 화면

마인크래프트는 블럭 단위로 상상하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기에 “디지털 레고”로 여겨진다. 단순히 게임에 그치지 않을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것이다. 마인크래프트와 교육이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게임을 20억 달러, 한화 약 2조 5000억원에 인수한 시점부터이다. 마인크래프트 인수에 대해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있던 제프 테퍼는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툴”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사람들은 마인크래프트에 세계를 세워 확장한다”며 “만약 우리가 세계를 만드는 8살 소녀나 소년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아이들은 디지털하게 콘텐츠를 만드는 영감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마인크래프트를 인수하고 약 2년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Minecraft education edition을 출시한다. 마인크래프트 기본 기능에 프로그래밍 코드를 구현하는 기능, 교사들을 위해 클래스 룸을 만드는 기능 등 교육을 위한 요소들을 추가한 버전이다. 기본 마인크래프트에도 자원을 채굴하기 위해 지하로 내려가야하고, 자원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도구를 만드는 등 현실 세상의 작동 원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무언가를 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어린 학생들이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 개발자들은 이러한 마인크래프트의 특징을 살려 중고등학생 교육프로그램으로 과학 실험과 원자와 분자 구조를 익히는 등의 교육 콘텐츠를 만들었고 교사들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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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 쇠도끼를 만들기 위한 조합 우 : 과학 실험을 진행에 사용하는 ‘Lab Table’

과학 수업 뿐만이 아니다. 캘리포니아 한 중학교의 존 밀러는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해 역사 수업을 진행했다. 그는 학생들과 함께 중세 시대 잉글랜드 버밍엄 마을을 생성하고 마을에 참가한 학생들이 당시 봉건주의 문화, 계급 등을 학생들이 학습하도록 만들었다. 그는 이 수업에 대해 기록한 블로그에서 “해당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 150명 대부분이 글을 쉽게 사용하지 못함에도 수천 단어를 조합해 각자 독창적인 스토리를 기록한 점이 인상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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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밀러가 역사 수업에 활용한 버밍험 마을 <이미지 : John Miller>

아직까지는 주로 미성년자 학생들의 교육에 활용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어른을 위한 교육 공간으로 사용되는 사례들도 등장하고 있다. 2020년 3월 국경 없는 기자회에서는 마인크래프트 게임 상에 ‘검열 없는 도서관’을 열었다. 언론에 대한 정부의 억압이 심한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베트남, 이집트, 멕시코 5개국의 기자들과 국민들이 주된 대상이었다. 사용자들은 국경 없는 기자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지도를 다운하여 게임에 적용하면 기사들을 볼 수 있었다. 이 공간에서 정부로부터 검열 당해 일반 독자들이 읽지 못하게 차단된 온라인 기사 및 정보를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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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밀러가 역사 수업에 활용한 버밍험 마을 <이미지 : John Miller>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새로운 교육법은 다양한 장점이 존재하지만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모든 것을 블록 단위로 만들어야 하기에 콘텐츠를 만드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질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쉽지 않다. 또한 실시간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함께 작성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밀도 있는 아이디에이션을 통해 디자인 결과물을 내놓아야하는 수업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마인크래프트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마인크래프트는 증강 현실 기술을 도입하여 3D 공간으로 확장된 마인크래프트를 구현했다. 이를 활용하면 실제 공간에 있는 사물들과 함께 상호작용할 수 있기에 디자인 방법론 교육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마인크래프트가 학교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교육들은 여전히 정보 전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가능성과 협력의 가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마인크래프트를 교육에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코로나로 상용화된 원격 교육은 잠시 기존 수업을 대체하는 임시 방편이 아니라 시대에 알맞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써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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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렌즈(증강 현실 HMD)에서 구동한 마인크래프트

김두영 (banana8881@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