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COVER STORY

[CT Spotlight] <<이 종이 버려도 되나? 모임>>

May.2020 No Comment

문화기술대학원은 연구실이 정해지지 않은 석사 1학기 학생들이 함께 지내는 다빈치 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서로 다른 배경의 학생들이 모여 문화기술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할 분야의 선택에도 도움이 될 수 하는 것이 다빈치 랩 제도의 장점이다. 19년도 가을학기 입학생 동기들은 첫 학기가 끝나고 다빈치 랩을 떠나면서도 문화기술 융합연구에 관한 고민을 함께 이어가고자 ‘포스트-다빈치’ 모임인 ‘이 종이 버려도 되나?(Can I Throw This Paper Away? : 이하 CITTPA)를 만들게 되었다. 1월 14일에 첫 모임을 가진 CITTPA는 매주 하나의 주제를 정해 발표를 하고 그에 대해 토의하는 모임을 갖고 있다. 문화기술이라는 주제로 자발적으로 모인 CT인들의 자유로운 모임은 어떤 모습인지,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서면으로 간단한 소개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화상 인터뷰를 통해 CITTPA 구성원들과 ‘문화기술’이라는 의제와 모임에 관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었다.

 

– 안녕하세요! ‘이 종이 버려도 되나’ 라는 모임 이름이 역시 궁금합니다. 사전 인터뷰에서 다층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배준형): CITTPA는 우리 스스로 매체와 문화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지 되묻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CITTPA 모임의 큰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모인 날이 다빈치 대청소 날이기도 했습니다. CITTPA 기획 모임을 마치고 함께 청소를 하다가 석범이가 책상에 있는 논문을 버리려고 ‘이 종이 버려도 돼?’라고 물었던 것이 모임명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되었답니다.
(남궁민상): 저는 원래 아무 의미 없는 이름 같은 걸 좋아하는데요, 이것도 그런 의미 없는, 알 수없는 느낌이라서 좋았어요.

– 각자 생각하는 CITTPA 모임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강철민): To imagine, To design, To augment
CITTPA 는 한가지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바탕으로 토의함으로써 각 개인의 견문을 넓히는 역할을 합니다. CT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나와 전혀 다른 의견과 관점을 들어보며 동시에 자기 자신의 연구를 다른 시각으로 보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남궁민상): 문화기술대학원의 사람들은 다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지만, ‘문화기술’을 공부한 사람은 없어요. 이 모임은 (1) 자기만의 CT의 정의를 세우고, (2)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고, (3) 나와 다른 사람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생각해요.

(박동주): 문화기술대학원 학생이라면 융합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늘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고민을 해소 혹은 심화해나가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박석범): “CT란 도대체 무엇인가?” 에 대한 궁금증 또는 답답함에서 시작하여 다양한 배경을 가진 문화기술대학원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문화기술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각자의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하며 담론을 형성해나가는 모임입니다. 때로는 각자의 연구를 소개하고 피드백을받으며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배준형): 서로 다른 배경 가진 GSCT 학생들이 함께 문화기술에 대해 논하며 각자의 정의를 찾아가는 모임입니다.

(윤형석): Post Davinch. CT의 정체성을 담다.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자신만의 삶, 연구를 나누면서 CT에서 지향하는 융복합적 토양을 다지는 CT의 뿌리.

(홍민기): 크게는 문화 기술이란 무엇인지 논의하고 정의해 보는 것이고, 세부적으로는 서로 다른 각 분야의 문제 정의 방식, 해결 방식, 의제 전개 방식을 공유하면서 개인 연구 진행에 도움이 되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해요.

(김채원): 문제 해결의 방법론은 때론 예상치 못한 시각과 의견에서 나올 때가 있어요. CT의 각기 다른 전공,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의제에 대해 토론을 하다보면 맴버의 시각이 되어 나의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insight를 얻고는 해요.

(염인화): 각자의 개인 연구 주제를 여러가지 단계와 각도에서 검토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합니다. 신기하게도, CITTPA 구성원들의 관심 주제는 그 인원수만큼이나 다양한데, 덕분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에서 나의 연구 주제를 재상상하고 심화할 수 있었습니다.

– 많은 분들이 문화 기술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모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동기끼리 모여서 이야기하는 문화기술에 대한 내용은 문화기술론 수업과 색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CITTPA 모임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문화기술에 대해 새롭게 바라보게 된 관점, 사례들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배준형) 기계공학을 전공한 민기형이 인문학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인문학과 공학의 연구 결과 평가법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멤버들과 이야기하며 느꼈습니다. 또, 이렇게 대화를 하면서 그 차이를 서로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문화기술 연구의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을 느꼈어요. 관점의 차이를 배우며, 미술의 시각적 구성요소를 컴퓨터 비전으로 분석하는 제 연구의 기여점과 한계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홍민기) 저는 문화재 예방보존에 관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데, 사실 방법론이나 평가가 일반적인 공학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하지만 대화를 통해서 모르는 분야에 대해 듣게 되는게 문화 분야에 기술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되고, 또 제가 연구하는 분야를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염인화) 저는 누구도 문화기술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모른다고 생각해요. 저는 문화기술을 HCI와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HCI와 문화기술은 기술 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영향까지를 다룬다는 점에서 독특해요. 저는 어떤 특정 사례를 말하지 않더라도 서로 다른 분야에 대해 공유하고 영향받는 융합의 순간들이 정말 많았어요. 또 인간에 대해 다루는 학문인 만큼, 우리 연구자 사이의 인간관계도 다른 학문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김채원) 저는 아직도 CT가 무엇인지 모호하고 HCI와 비슷한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지만,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게 유익하고 CT의 취지라는 생각을 해요. 서로 고민을 나누면 잘 풀리기도 하고요. 한번은 제가 전공하는 AR에서 Novice의 assembly를 지도하는 사람의 손을 증강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동기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문제에 대해 정리를 할 수 있었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었어요. 서로 자유롭게 대화하니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 서로 자신의 분야를 설명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설명을 하시나요?

(염인화): 서로 전혀 모르는 분야도 있으니 어려운 분야도 최대한 많은 설명을 해요. 민상이의 경우는 자연어 처리등, 기술적으로 어려운 분야도 설명한 적이 있는데 최대한 많은 설명을 통해서 전달했어요.
(배준형): 아무래도 전공이 다르다 보니 서로의 분야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저는 최대한 평범한 언어로 제가 연구하는 분야의 내용에 대해 전달하려고 노력해요. 어려운 용어를 평범한 용어로 풀어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많은 공부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서로 베이스가 다르기 때문에 설명한 내용을 오독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역설적으로 신선한 질문이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연구 분야가 겹치는 멤버는 어떤 의제에 대한 의견이 다를 때도 있는데요. 최근엔 예술사적 시대 구분 기준에 대해 논하다 인화누나와 의견이 달라 토론하기도 했습니다. 그 토론을 지켜본 민상형은 같은 내용에 대해 달리 해석하는 두 사람의 토론이 흥미로웠다고 하더군요.
(홍민기): 저는 너무 깊은 디테일까지 설명하는건 어려울 때도 있어서, 시스템의 입력, 출력을 설명하는 식으로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편이에요.

– 각자 분야의 창시자에 대한 이야기, 코로나-19, 넷플릭스에서 관련된 작품 등등 다양한 주제로 주별 모임을 하셨는데요, 각 주별로 어떤 주제로 이야기 할지 어떻게 정하시나요?
(배준형) 처음엔 구글 트렌드에서 키워드를 뽑았는데, 그때는 연구 주제가 정해지지 않은 사람이 있어서 자기 분야와 연결 짓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래서 최근엔 각자 자기 분야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공부하여 소개하는 것을 중심으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기술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모임의 의의를잃지 않기 위해 육하원칙에 따라 자기 분야의 문화기술에 대해 생각해보고 논하는 모임도 정기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화기술 Who가 주제면 자신이 연구하는 문화기술 분야의 선구자에 대해 논하는 모임을 가지는 것이죠.

– 다빈치 랩 생활이 끝나고도 이렇게 학술적인 모임을 동기끼리 이어가는게 제가 알기론 처음인 것 같아요. ‘문화기술’이라는 키워드가 단순하게 정의되지 않는 것처럼 각자가 생각하는 모임의 성격도, 관심있는 주제도 다르지만 이렇게 모여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게 정말 융합의 모습인 거 같아요. 모임에 대해서 자유롭게 한마디씩 해주세요.

(박석범) 행복한 대학원 생활에 대해서도 다뤄봤으면 좋겠어요.
(윤형석) 서로 관심사도 듣고,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아요. 오히려 다빈치 랩에 있을 때보다 동기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거 같아요. 서로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좋습니다. 마니또 같은 이벤트도 했으면 좋겠어요.
(박동주) 처음에는 시간이 맞지 않아서 좀 뒤늦게 참가하게 되었는데, 역시 수평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좋아요.
(염인화) 저는 언제 우리가 싸우게 될지 궁금해요 ㅎㅎ

 

금요일 저녁, CITTPA 멤버들 전원과 진행한 한 시간여의 인터뷰를 통해 모임에서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하고 고민하는 지적 공유의 즐거움과, 동기들 사이의 친밀감을 엿볼 수 있었다. 모임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문화기술대학원 친구, 동료 사이에 문화기술에 대한 이야기는 잦을 것이다. CITTPA 모임처럼, 한발만 내딛으면 아주 다른 배경을 지닌 문화기술 연구자와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CT의 독특한 장점이 아닐까? 학제적인 자유로운 대화가 더 많아지고, 그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1

권태균 (ilcobo2@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