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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OPINION] 코로나 시대와 불평등

June.2020 No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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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31일, 중국 보건 당국은우한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발생하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 했다. 전염병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밝혀졌고, COVID-19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펴졌고, 일상 생활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영향은 전방위적이다. 대부분의 국가가 국경을 폐쇄했고, 집단 감염의 위험이 있는 많은 시설들이 문을 닫았다. 재택 근무와 원격 회의는 회사의 새 일상이 되었다. 이렇듯 모든 사람들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 계층이 특히 더 많은 타격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바이러스로 인한 가장 직접적인 위협은 감염이다. 바이러스는 계층을 가리지 않지만, 열악한 거주 환경은 바이러스를 더욱 확산시킨다. 청도 대남병원 정신과 폐쇄 병동과 장애인 집단 수용시설인 경북 칠곡 밀알사랑의 집에서 발생했던 집단 감염이 사례이다. 대남 청도 병원의 폐쇄병동 수용자들은 한 두 뼘 거리의 매트리스에서 생활했으며, 국내 코로나19 첫 사망자 또한 20년 넘게 수용시설에 있던 환자였다. 한국 뿐 아니라 스페인에서도 노인요양시설에 노인들이 방치되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국내에서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은 3만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양난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문제의 알파요, 오메가는 다인 시설이다. 장기요양은 4인 1실이 기준이지만, 일반 노인·장애인·아동들이 먹고 자는 다인 생활시설은 기준이 없고 장애인이 최근 ‘1실 6인 이내로 맞추도록 노력한다’ 정도가 생겼을 뿐이다. 인권이나 삶의 질을 고려해 선진국들처럼 1인 1실 체제로 가야 하는데, (코로나19 유행을 겪은 만큼) 이제는 건강과 생존을 위해서라도 1인 1실 또는 2인 1실 체제로 바꿔나가야 한다.”라며 열악한 환경의 공동 거주 시설은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는 경제적 취약 계층에 더욱 큰 경제적 타격을 주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근로소득은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근로소득은 2.6% 증가했다. 이러한 불평등의 강화는 코로나로 직접적 타격을 받은 서비스, 판매업에 저소득층이 많이 종사하고 있었다는 점과, 비정규직 등 임시근로직이 경제 위기 상황에서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4월 임시근로자(-12%)와 일용근로자(-13.7%)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산업구조적 문제는 일시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 조치가 몇 년이나 지속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고,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사라진 직업들이 다시 복구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공 의료체계가 코로나에 집중되며 병원비를 지불할 능력이 없는 기존 환자들이 퇴원하게 된 것도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어려움이다. 미국에서는 보험이 없는 환자의 코로나 치료 비용이 5200만원 에서 9000만원까지 들어, 치료를 거부당한 환자가 사망한 경우도 발생했다. 이렇듯 건강약자들, 방치된 사회적 약자들에게 코로나는 생명의 위기에 직결된 문제이다.

세번째, 코로나로 인한 분노가 소수자, 소수 인종을 향하는 일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어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역신문인 루 쿠리에 피카르(le Courier Picard)가 마스크를 쓴 중국 여성의 이미지와 함께 “누런둥이 주의(Alerte Jaune)”라는 문구를 1면 헤드라인으로 실어 분노를 샀다. 외국 유학생을 중심으로, 인종 차별적 발언을 들었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이태원에서 발생한 감염 사례에서는 감염자의 성 정체성에 대한 선정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이태원 클럽 확진자 첫 보도 이후, 민주언론시민연합이 5월 7일부터 11일 오후 5까지 네이버 검색으로 확인한 ‘동성애’, ‘게이클럽’, ‘게이’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는 1174건에 달했다.
고려대 보건과학대 김승섭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혐오는 과학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BBC “공적영역 뿐 아니라 사적 영역에서도 부당하게 사람을 차별해선 안된다는 차별금지법과 같은 공적 선언이 필요하다”며 차별을 막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코로나로 인한 피해는 본 기사에서 다룬 사례보다도 훨씬 다양하고, 생각지도 못한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원격 미팅, 원격 교육을 받지 못하는 불평등 문제, 그리고 비정규직은 보호받지 못하는 반면 위기 상황인 기업이 공적 자금으로 지원받는 데에서 생길 수 있는 차별 등 더 많은 분야에서 불평등이 야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같은 종류의 위협이 닥칠 때 사회, 경제적으로 소외된 약자들이 더 많은 피해를 받는다는 사실에 대해 공동체가 책임을 방기하면 문제는 악화될 뿐이다. 모두가 힘든 위기 상황일 수록,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태균 (ilcobo2@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