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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Opinion] 인종차별에 대한 다른 자세: 비폭력과 폭력 대응

August.2020 No Comment

2020년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해 비무장 상태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다. 이를 계기로 미국 전역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면서 이목을 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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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시위하는 미국 시민들
출처 : 게티이미지 코리아

예나 지금이나 인종차별 문제는 어느 누구에게나 어렵고 예민한 문제이다. 이러한 인종차별에 대해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까? 어느 누구는 강력하게 대응을 해야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어느 누구는 폭력은 절대 안되며 비폭력 자세로 인종차별 반대를 외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자세가 실질적인 국면 변화를 야기하는데 도움되었을까? 다양한 사례들을 검토하며 인종차별에 대한 폭력, 비폭력 대응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인종차별에 대한 폭력 대응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 등 특정 지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폭행과 증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인 직원이 흑인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유했다가 폭행을 당하고, 한 편의점에서는 백인 남성이 20대 한인 남성을 향해 욕설과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지난 6월,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도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였다. 시위대가 오페라 지구 쪽으로 옮겨가자 경찰은 지역 상권을 위협할 수도 있다며 시위대를 최루가스로 가로 막았다. 결국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저항했고, 이는 시민을 향한 경찰 심문으로 이어지며 파리의 인종차별 폭력사태가 되었다. 이러한 폭력적인 상황에서 우리는 단순히 비폭력 대응만 내세울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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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인 인종차별 논란과 파리의 반 인종차별 시위대
출처 : 페이스북 캡처 및 연합뉴스

이에 또다른 면에서 폭력 대응을 살펴보자면, 처음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미국의 시위는 추모를 위한 인종차별 반대 운동으로 시작하였지만 일부는 강도와 약탈을 뻔뻔하게 자행하였고, 이러한 행위는 시위의 본질을 크게 훼손시켰다. 처음 의도는 훌륭했을 지 몰라도 시위 도중 일어났던 강도와 약탈은 시위의 정당성과 존재 이유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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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조지 플로이드 시위 도중 약탈과 폭력 사태의 현장
출처 :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해 인종차별과 배척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의 폭력 행위에 대해서도 “우리는 폭력이 자기 파괴적이며 자멸적 행위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폭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잃는다” 라고 강조했다.
필자는 폭력적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개개인이 평화의 구체적 실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종차별에 대해 폭력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그 순간을 모면하고, 순간적인 효과를 볼 수는 있겠지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과 시위의 본래 의미를 잃어버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2. 인종차별에 대한 비폭력 대응

인종차별에 대한 비폭력 대응, 평화 시위의 예는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 2세의 업적, 우리나라의 촛불시위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1955년 마틴 루터 킹을 중심으로 시내버스의 흑인 차별대우에 반대하여 5만의 흑인 시민이 벌인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투쟁’ 은 유명한 성공 사례 중 하나이다. 이후 이러한 공로가 인정되어 그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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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 킹 목사와 당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모습
출처 : Greelane

인종차별에 대한 비폭력 대응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폭력 대응 보다 더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운동 양식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성공률 또한 폭력적 운동보다 더 높다. 1900년 이후 100여년간 통계 분석에 따르면 비폭력 저항운동이 성공은 폭력적 운동의 2배에 이른다 [1]. 하지만 비폭력 대응이라고 해서 항상 성공하는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비폭력 대응의 올바른 실천을 위해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현장에서 적용되어야 하며 개개인이 모두 그런 생각과 태도가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즉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면 사람들을 대면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고 그것이 결국 전체의 실패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비폭력 대응은 단순히 폭력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다. 비폭력 대응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성의 회복인 것이다. 모두의 인간성을 회복시키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구체적인 일들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나 혼자 도망치거나, 피하거나, 내 몸을 단순히 폭력에 내주는 일은 폭력에 굴복하는 것이지 비폭력 저항이 아닌 것이다.

앞에서 폭력 대응과 비폭력 대응이라는 두가지 다른 입장에서 인종차별에 대응한 결과에 대해 분석한 자료를 검토해보았다. 폭력적 대응은 순간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효과가 지속되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비폭력 대응은 성공하기가 어렵고 세세한 부분까지도 신경 써야 하지만 건설적이고 지속적인 결과를 가져올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폭력 대응과 폭력 대응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 지을 수 있을까? 이를 정확히 정의하기 위해서는 많은 상황적 요인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우리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비)폭력 대응에 대해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비판할 줄 알아야 하며, 인종차별과 같은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격적으로 성숙해야 할 뿐만 아니라 비폭력 운동이 본래의 취지를 잃지 않도록 폭력적 행동에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현 방법 또한 배워야 할 것이다.

장미 (rosechang@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