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OPINION] 터틀맨, 김광석의 목소리로 되짚어보는 AI 윤리
작년 말과 올해 초에 엠넷과 SBS에서 AI를 이용해 고인이 된 유명한 가수의 목소리를 다시 들려주는 프로그램들을 방영했다. 엠넷의 “다시 한번”[1] 같은 경우에는 김현식과 터틀맨의 목소리를 복원해 그 시절의 무대를 재현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고인들의 가족들이 나와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을 보이는 장면도 있었고 터틀맨의 경우 예전 거북이 멤버들이 출연해 직접 공연을 같이 하는 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그 때 그 시절, 한때 아이돌만큼이나 유명했던 가수들을 다시 한번 만나보는 컨셉이었다. 이로 하여금 많은 시청자들이 자연스레 감동을 받고 추억에 젖는 모습이었다. 반면 SBS의 “AI vs 인간”[2]은 김광석의 목소리를 복원하면서 감동을 주기도 했지만 메인 컨셉은 AI와 인간과의 대결 구도를 만들어서 투표를 통해 승패를 가르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이 프로그램들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을 살펴보며 과연 방송국에서 그리고 AI연구자들이 이런 방식으로 AI를 이용하고 수익을 내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AI 기술과 AI 기술에 전부라고 해도 무방한 데이터에 대해 아직 마땅한 규제가 없다. 예를 들어, 작년에 논란이 있었던 “이루다 사태”와 같이 누가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는지 그리고 그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별다른 제약이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AI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본인의 데이터가 어떤 형식으로 사용되는지 이해를 하기도 어려워 피해를 보기 더 쉬울뿐만 아니라 어떻게 본인이 피해를 보는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AI 윤리라는 키워드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게 되었다.
반면, 부정적인 반응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특히 고인의 목소리를 본인의 허락도 없이 이렇게 쓰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며 AI 윤리의 핵심을 건드리는 댓글들이 많았다. 그리고 또 “AI때문에 이제 인간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 “”음악 그만둬야하나”와 같이 인간으로서 AI에게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도 보였고 딥페이크와 이루다를 언급하며 보이스 피싱같은 위험한 상황이 더 심각한 수준으로 가능할 것이라며 우려하는 반응들도 많았다. 아무래도 AI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과 아예 모르는 사람들과의 반응에 차이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연구를 해야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턱대고 AI 기술의 발전에만 집착하면서 연구를 하는 것은 맞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앞으로 어떤 식으로 AI가 일상생활에 잘 녹여드는가는 연구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AI가 재생성한 고인의 목소리의 저작권은 고인에게 있는지 AI 기술자에게 있는 지에 대한 문제에 관여 할 수 밖에 없다. 모두가 처음 가는 길인만큼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이경연 기자
Reference
[1] https://program.genie.co.kr/onemoretime/program
[2] https://programs.sbs.co.kr/enter/aivshuman/main
Images
[1] https://www.youtube.com/watch?v=e9H_AJAiUms
[2] youtube.com/watch?v=vGggIBk4_GE
[3] https://futurism.com/the-byte/deepfake-tom-cruise-tikt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