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CT News, CT,만나다

[CT 만나다] 이진준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October.2021 No Comment

 

이진준 교수님

Lee Jinjun prof

문화기술대학원에 오시게 된 것을 환영합니다! 먼저 교수님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대미술가입니다. 특히,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미래의 예술과 공간경험에 관심을 지니고 설치미술 및 뉴미디어아트의 영역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대미술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전 세계 다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예술가 학자(Artist Scholar) 이기도 합니다.

 
교수님의 전공과 지금까지 해오신 연구에 대하여 소개 부탁드립니다.
원래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만, 방송국 PD를 거쳐 다시 미술대학으로 학사 편입하여조각을 그리고 영국의 왕립예술대학원(RCA)에서 영상(Moving Image) 및 Design Interaction등을 전공했습니다. 결국은, 모든 것이 철학으로 귀결이 되어. 옥스퍼드에서 경계공간경험(Liminoid Experience)에 관한 논문으로 순수미술철학학위(DPhil)를 받았습니다. 20년 가까이 시간의 비선형성(Nonlinear Time) 및 경계공간(Liminal Space)에 관한 작품 연구를 주로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로 빛과 소리들 비물질적인 재료들을 이용한 작업들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가상현실 혹은 메타버스 시대의 질문과 맞물리는 예술적 접점들이 여기서 생겨납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연구 방향 혹은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한국에 돌아오면서 그 동안 AI연구자들과 함께 진행되었던 Data Driven Arts 특히, 사운드 관련 작업들을 우선 정리하고 있습니다. 식물, 돌 등 자연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한 Sound Sculpture, Data Sonification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들리는 정원 (Audible Garden)’이라는 이름으로 AI, XR등을 이용한 미술관급 개인전 작업들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기타, 해외 전시 스케줄에 맞추어 나만의 스피커를 만드는 등, Data Sculpture 작업들도 기획이 되어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는 Post-AI에 관한 두 편의 실험영화(Arthouse film)를 만들 예정인데, 장기적으로는 XR을 이용한 공연과 무대연출 및 병원이나 미술관 등 공간에 관한 총체적 경험 디자인(Total Experience Design) 연구를 앞으로 더욱 발전을 시키고자 합니다.

2 (2)

 
교수님께서는 아티스트 이시기도 한데,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셨나요?
자연과 인간 그리고 기술의 교감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환경문제와 같은 전지구적인 고민들을 하게 됩니다. Climate crisis, Anthropocene 등 예술과 기술의 측면에서 당면한 인류의 지속가능성(SDG)을 살피게 됩니다. 예술이 가진 공감력이 기술을 통해 더욱 설득적인 보편성을 지닐 수 있길 바라는 것이죠. 결국, 예술 이야말로 AI시대에 인간의 조건을 규정짓는 마지막 요소일 것이라 봅니다. 그런 점에서 많은 분들이 시와 음악, 무용. 미술 등 예술을 감상하는 힘을 더욱 기를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미디어 아트라고 해도 분명 예술의 본질에서 벗어 나지 않아야 할 것이구요.

3

예술을 아티스트로서 직접 한다는 것과 예술을 교수로서 지도한다는 것, 이 부분에서는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보면, 예술을 가르쳐서 예술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술가는 좀 더 타고나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을 배울 수는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관찰 그리고 깊은 사색을 통해 하나의 씨앗들이 성숙하게 되는 것이죠. 학교란 결국 그런 씨앗들이 뿌려지는 곳이구요. 따라서, 저의 예술가로서의 활동과 연구가 학생들 및 다른 연구자분들에게 자극이 되고 영감을 줄 수 있길 기대합니다. 특히, 예술가 학자 (Artist Scholar)로서 예술이 단순히 감각의 산물만이 아닌 여러 학제적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진지한 연구와 사색의 결과이기도 하다는 것을 가르치고자 합니다. 인류학, 철학 등 인문학적 소양에 공학, 물리학 등 과학기술의 지식과 이해가 바탕이 될 때 비로소 ‘좋은 예술’이 탄생할 것입니다.

 
문화기술대학원의 첫 인상은 어떠셨나요. 그리고 문화기술대학원에 오시게 된 소감은?
한국에 오기까지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현장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작가로서 십수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다는 것은 다소 설레기도 하고 두려운 어떤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제 ‘세계인’이니 머물고 있는 곳이 바로 주목을 받는 ‘세계’라는 자신감도 있었고, 지금은 KAIST의 문화기술대학원 이야말로 제가 생각하는 ‘미래의 예술’이 탄생할 수 있는 토양을 갖춘 유일한 곳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좀더 교류가 활발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만, 좋은 동료 교수님들도 계시고 서울이 아닌 대전에 있어 좀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연구 외의 관심사와 취미가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없습니다. 제가 하는 작업과 연구가 너무 재미있어 딱히 취미를 가져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제 스스로를 만족시킬 만큼 작품을 하기에도 인생이 너무 짧을 것 같기도 하구요. 더구나 세계적 수준의 실제 예술 현장은 그 어떤 양해(excuse)를 구할 수 없을 만큼 냉정하고 경쟁이 심한 곳이라 매번 ‘최고’를 보여야 하는 긴장감과 ‘최선’을 감각을 유지해야하기도 합니다. 안타깝지만 작품 연구 외의 관심사가 들어올 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 연구실에서 학생들에게 보여주시고 싶으신 물건이 있으신가요?
그것에 얽힌 스토리를 알려주세요!

4

글쎄, 후각을 통해 일어나는 마법의 순간을 보여주고 싶네요. 런던의 한 가게에서 해가 질 때까지 그 곳의 거의 모든 향수를 테스트 해봤던 것 같습니다. 당시 냄새라는 또 다른 비물질성에 대한 관심도 있고 예술가로서의 치밀함도 작용했던 거 같아요. 그 귀찮음을 참고 도와준 분에 대한 고마움도 생각나고, 런던의 그 어둑어둑한 길거리 조명과 소리풍경(Soundscape) 등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향수 하나로 그 순간으로 매번 다시 여행(transcend)하는 경험을 합니다. 이 향수를 만든 장인의 정성과 프로적인 근성도 느낄 수가 있어요. 저는 그 때 이후 이 향수만 사용합니다. 참고로 술도 향이 좋은 술을 좋아합니다 (웃음).

 
 
 

황유진 기자